[카토커] 파워·콘택트·선구안 ‘절정’… KBO 사상 ‘가장 완벽한 괴물타자’

[카토커] 파워·콘택트·선구안 ‘절정’… KBO 사상 ‘가장 완벽한 괴물타자’

天花 0 47


■ ‘김도영 시대’ 활짝… 데이터로 본 미친 기록들

단일시즌 최연소 33홈런 최다

평균 타구 속도 144.2㎞ 최상

출루+장타율 ‘1.058’ 압도적

스트라이크존 판단 능력 탁월

스위트스폿 비율 37.2%로 증가

전문가 “배트 컨트롤 신기롭다”


KIA 김도영(21)은 2024 신한은행 쏠(SOL) 뱅크 KBO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김도영은 28일까지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4(465타수 160타수)와 33홈런, 94타점, 119득점, 36도루를 유지하고 있다. 득점과 장타율(0.639)은 리그 1위. 홈런(2위)과 타율(3위), 타점(5위), 출루율(0.419·3위) 등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리그 타자 중 유일하게 ‘1(1.058)’을 넘겼다.

이뿐만 아니다. 김도영은 역대 9번째, 토종 타자로는 박재홍 이후 24년 만에 ‘30홈런-30도루’ 대기록을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최소 경기(111경기)로 달성했다. 27일 광주 SSG전에서는 1회 말 시즌 33호 아치를 그렸는데, 역대 만 21세 이하 선수가 KBO리그에서 때려낸 역대 최다 홈런이다. 또 KBO리그 최초로 4타석 만에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만들었고, 최연소 한 시즌 100득점 기록도 이미 갈아치웠다. 김도영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 ‘0순위’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29일 오전 문화일보가 KBO리그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로부터 전달받은 데이터를 살펴보면, 김도영은 힘과 향상된 타격 기술, 선구안의 조화가 모두 합쳐진 ‘완벽한 괴물 타자’로 진화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파워. 올해 김도영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44.2㎞다. 2022년 데뷔한 김도영은 데뷔 첫해 시속 133.2㎞였던 평균 타구 속도가 지난해 137.9㎞로 증가했고, 올해 평균 시속 140㎞를 훌쩍 넘겼다. 144.2㎞는 올해 리그 평균인 135.5㎞보다 무려 8.7㎞ 빠른 수치. 또 시속 150㎞ 이상의 타구를 의미하는 ‘하드히트’ 비율은 45.5%(4위)에 이르며, 지난 5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 초 날린 강한 타구는 시속 176㎞로 측정됐다. 결국, 타구에 힘이 실리고, 타구 속도가 빨라진 게 장타력 상승의 비결로 분석된다.

김도영은 콘택트 능력도 탁월하다. 스위트스폿 비율(8∼32도 타구 비율)은 배트 컨트롤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수치. 스위트스폿은 홈런 등을 때려내기 위해 방망이와 공이 접촉하는 가장 이상적인 지점이다. 데뷔 첫해 27%였던 스위트스폿 비율은 지난해 33.1%, 올해는 37.2%로 증가했다. 올해 안타 개수는 160개. 리그 전체 4위의 성적이다. 단순히 방망이를 갖다 대는 게 아닌 공을 정확히 맞혔고, 질 좋은 타구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김도영은 나쁜 공도 잘 고른다. 볼에 배트가 나가는 비율을 뜻하는 체이스%(Chase%)는 2022년 32.5에서 지난해 29.5, 올해는 24.3으로 줄였다. 아울러 스트라이크존 판단 능력(Zone Judgment)도 2022년 47, 2023년 59에서 올해 86으로 끌어올렸다. 리그 평균을 50으로 봤을 때 높은 수치일수록 공을 잘 본다는 의미. 실제로 김도영은 올해 59개의 볼넷(공동 6위)을 골랐다. 지난해 38개에서 1.5배 가까이로 늘어난 숫자다.

이들 지표를 종합적으로 풀이하면, 올해 김도영은 치기 좋은 공, 자신만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강한 힘으로 골라 맞힌다는 뜻이다. 서울·수도권 A 구단 데이터 전문가는 “10년 넘게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면서, 이런 수치를 찍은 괴물 타자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안치용 해설위원은 “올해 김도영의 배트 컨트롤 능력이 신기에 가까울 정도”라면서 “이와 함께 김도영이 타격 임팩트 순간에 제대로 체중과 힘을 실을 줄 안다. 시즌 내내 질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는 이유”라고 칭찬했다.

김도영은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김도영은 KBO리그 데뷔 전에도 빅리그 구단들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3년 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은 김도영에게 50만 달러를 제안했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한 구단 스카우트는 “아직 포스팅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지금은 관심을 두고 꾸준히 체크를 하고 있다”면서도 “김도영의 올해 폭발적인 타격 성장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빠른 발 등 운동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한 구단 스카우트도 “우리뿐 아니라, 다수의 구단이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단순 체크 차원을 넘어 꾸준히 보고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세영 기자(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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