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공 하나" 투수 3관왕의 눈물, PS 17이닝 연속 무실점 괴물 5실점 붕괴‥'만루포' CLE, DET…
天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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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11:13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딱 공 하나였다. 그 공 하나를 되돌리고 싶다."
가을 무대에서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에이스 타릭 스쿠발이 무너졌다. 스쿠발은 "딱 공 하나였다"며 실수를 되돌아보었다. 스쿠발의 실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레인 토마스의 결승 만루포로 연결됐고, 두 팀의 가을 운명은 180도 바뀌었다.
클리블랜드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디트로이트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7-3으로 이겼다. 클리블랜드는 3차전까지 시리즈 1승2패로 몰리면서 언더독 디트로이트의 반란을 허용하나 싶었는데, 4차전 5-4 신승에 이어 5차전까지 상대 에이스 스쿠발을 두들겨 무너뜨리면서 3승2패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스쿠발은 올해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였다. 정규시즌 31경기에서 18승4패, 192이닝, 228탈삼진,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해 다승과 탈삼진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은 아메리칸리그 1위를 차지했다. 투수 3관왕의 기세는 가을까지 이어졌다.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한 스쿠발은 올해 처음 가을 무대를 밟았는데, 앞서 등판한 2경기에서 1승, 13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디트로이트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이끌고자 했다.
5회초 디트로이트가 선취점을 뽑았다. 클리블랜드는 선발투수 매튜 보이드가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빠르게 불펜으로 교체하면서 벌떼야구를 펼쳤다. 5회초 3번째 투수 앤드류 월터스가 등판한 가운데 선두타자 트레이 스위니가 볼넷을 얻었고, 대타 케리 카펜터가 오른쪽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타를 때려 0-1 선취점을 뽑았다. 1루주자 스위니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스쿠발은 리드를 안자마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5회말 선두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 브라이언 로키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스티븐 콴과 데이비드 프라이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포스트시즌 1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 깨질 위기. 스쿠발은 다음 타자 호세 라미레스와 승부에 집중하려 했다. 그런데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싱커가 라미레스의 몸을 맞는 공이 됐다. 밀어내기 사구로 1-1 균형이 맞춰지면서 스쿠발은 포스트시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스쿠발은 다음 타자 토마스와 승부에 더 집중하려 했다. 본인이 자신 있는 구종인 싱커를 초구로 던졌는데,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완전히 몰렸다. 토마스는 이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클리블랜드가 5-1로 경기를 완전히 뒤집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스쿠발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딱 공 하나였다. 그 공 하나를 되돌리고 싶다. 최근 25이닝에서 30이닝 동안 나는 우타자에게 던지는 싱커에서 실수가 나온 적이 없었다"며 하필 팀 운명이 걸린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믿는 구종이었던 싱커에 당한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디트로이트 타선은 4점차를 극복해보려 했다. 6회초 2사 1, 3루 기회에서 제이크 로저스가 우전 적시타를 치고, 7회초 1사 1루에서는 콜트 케이트가 중월 적시 2루타를 쳐 5-3까지 좁혔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는 더 이상 반격하지 못했다. 오히려 클리블랜드가 더 도망갔다. 가을 무대에서 그랜드슬램의 맛을 본 토마스는 7회말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6-3으로 거리를 벌렸고, 8회말에는 로키오가 1타점 적시타를 날려 7-3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스쿠발은 6이닝까지 84구를 던지며 버텼으나 패전을 피할 수 없었다.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5실점은 스쿠발의 올해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었다.
토마스는 4번타자답게 4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클리블랜드의 가을 운명을 바꿔놨다. 토마스는 "빅이닝을 만들 수 있어서 기뻤다. 스쿠발은 100마일(약 161㎞)을 던질 수 있는 투수고, 싱커도 95마일(약 153㎞)까지 나온다. 직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스쿠발이 내가 치기 좋은 공을 던져줬다"고 만루포를 날린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