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이 대신 잇몸’ 무너진 로테이션, 대체 선발 활약에 울고 웃는다
두산 김민규가 22일 잠실 SSG전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막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은 21, 22일 SSG를 연파하고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SSG는 3연패에 빠졌다. 3연전 선발진이 온전하지 않았던 건 양 팀 다 마찬가지. SSG는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1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대신해 이건욱을 21일 선발로 냈다. 두산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김동주의 빈 자리에 김민규를 넣어 22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두 팀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21일 SSG 선발 이건욱은 4이닝 10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졌다. SSG가 9회초 4득점 하며 막판 추격을 벌였지만, 초반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점 차 패했다. 두산은 22일 대체 선발 김민규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2연승을 달렸다.
곳곳에서 선발 비상이다. 개막 전 구상한 5인 로테이션을 온전히 가동 중인 팀이 많지 않다. 팀 전력이 온전하지 않을 때 차이를 내는 것은 결국 비상 자원이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다. 대체 선발의 활약에 울고 웃는 팀들이 속출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달까지 선발 부상으로 가장 고생을 많이 한 팀이다.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차례로 마운드를 비웠다. 특히 알칸타라는 팔꿈치 통증으로 한 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제야 복귀를 준비 중이다. 두산은 박소준, 김호준 등을 부랴부랴 선발 마운드에 올려 빈자리를 메우려 했지만 힘에 부쳤다.
반전의 계기는 최준호였다. 지난달 23일 NC를 상대로 프로 첫 선발 등판한 최준호는 5이닝을 1실점으로 버티며 4-3 팀 승리에 공헌했다. 최준호가 이후로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아주면서 두산 마운드에도 숨통이 트였다. 22일 김민규의 호투까지 더해 두산은 최상의 분위기에서 에이스 알칸타라의 복귀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잇몸들이 잘 버텨준 덕이다.
두산 최준호. 두산 베어스 제공
KIA도 대체선발의 활약으로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 지난 주말 NC 3연전, KIA는 김건국과 황동하를 잇따라 선발로 올렸다. 김건국이 17일 1회 무실점 이후 부상으로 내려갔지만, 불펜들이 호투하며 시리즈 첫 경기를 잡았다. 이튿날엔 황동하가 5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올렸다. KIA는 여세를 몰아 3차전까지 따내며 2위 NC와 승차를 크게 벌렸다. 자칫 선두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던 위기를 대체 선발의 활약으로 막은 셈이다.
구멍 난 선발로 가장 크게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팀은 SSG다. 로버트 더거가 연이은 부진으로 이번 시즌 ‘퇴출 1호’ 불명예를 떠안았다. 1선발 엘리아스마저 최소 6주 장기 부상으로 이탈하며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기존 선발진이 무너진 지 오래지만 아직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다. 이기순, 이건욱을 각각 2차례씩 임시 선발로 올려봤지만 5회를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다. SSG는 지난달 말 더거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과 계약했고, 22일에는 엘리아스를 임시 대체할 시라카와 케이쇼를 일본 독립리그에서 데려왔다. KBO 역대 첫 대체 외국인 선수다. 10개 구단 중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이다. 그만큼 선발진 고충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