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골밑 존재감’ 지승현, “형 지승태와 맞대결 불발, 슬프다”

‘미친 골밑 존재감’ 지승현, “형 지승태와 맞대결 불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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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사천/이재범 기자] “농구를 시작한 뒤 형과 다른 팀에서 뛰고 싶었다. 그게 안 되어서 슬프기도 하다.”

경기 대표 경희대는 16일 삼천포체육관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남자 일반부 준결승에서 경북 대표 동국대를 67-55로 물리쳤다. 전반까지 36-37로 뒤졌던 경희대는 후반 20분 동안 31-18의 우위를 발판 삼아 2022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결승 무대에 선다.

지승현은 이대균, 김명진, 우성희가 버틴 동국대의 장대 숲 사이에서 10점 15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 힘을 실었다.

지승현은 이날 승리한 뒤 “우리가 (85-78로 힘들게 이긴) 조선대와 경기에서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했다”며 “오늘(16일) 경기 시작 전에 다같이 하면 된다고 말하고 들어갔는데 진짜 그렇게 잘 되어서 너무 좋다. 다음은 상무다. 상무가 강한데 우리가 하던 것, 리바운드와 수비 압박을 하고, 공격에서 잘 움직이면서 다같이 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거다. 더 높은 곳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상무와 결승까지 그렸다.

지승현은 높이가 돋보이는 동국대를 상대로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하자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다. 성격이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한다”며 “제몫을 하려고 하고, 교체선수도 없어서 동료들을 도와서 같이 승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동료들도 힘드니까 제가 3학년이고 고참이니까 동료들을 위해 한 발 더 뛰었다”고 했다.

이어 “대학리그(동국대와 맞대결)에서 리바운드(22-33)를 많이 밀렸다”며 “그 점을 보완하려고 다같이 리바운드 가담을 선택하고, 최대한 밀어내서 리바운드를 잡으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경희대는 지난 9월 25일 동국대와 맞붙어 리바운드에서 11개(22-33) 뒤져 62-71로 졌지만, 이날은 리바운드 36-39로 대등해 승리를 챙겼다.

경희대 입학 후 두 번째 전국체전 결승 무대에 서는 지승현은 “2년 전에는 1학년이었고, 주전도 아니었다”며 “상무와 경기에서 배운다는 마음으로 조금 뛰었는데 지금은 3학년이고, 주전으로 들어가니까 그 때와 다르게 이번 결승에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뛰어야 한다”고 했다.

상무와 결승에서는 주전으로 나서는 한승희와 매치업이 예상된다.

지승현은 “상무 팀 자체가 힘이나 피지컬에서 우리보다 더 세다”며 “팀에서 힘을 담당하고 있으니까 최대한 안 밀리도록 밀어붙이고, 오늘처럼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했다.

동국대는 이번 대회에 9명의 선수로 출전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소속인 지승태는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날 코트를 밟지 못했다. 지승태는 지승현의 형이다.

지승현은 올해 동계훈련 중 만났을 때 “우리 형(지승태)이 동국대에 있는데 이번 시즌 형제 대결에서 이기는 게 1순위”라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아쉽게 불발되었다.

지승현은 “농구를 시작한 뒤 형과 다른 팀에서 뛰고 싶었다. 그게 안 되어서 슬프기도 하다”며 “형이 벤치에 앉아 있으니까 느낌이 달랐다. 가족이 아닌 상대팀으로 저를 봐주기도 하고, 선수가 아닌 가족으로도 봐줘서 느낌이 새로웠다”고 했다.

경희대는 전국체전이 끝난 뒤 오는 29일 건국대와 대학농구리그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경희대는 “대학리그 마지막 경기가 건국대(59-67 패)였다. 파울트러블 때문에 프레디를 막지 못해서 팀에게 미안했다”며 “그 날(29일)은 결판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프레디도 막고, 리바운드와 골밑 슛을 저를 믿고 자신있게 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갈 거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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