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양날의 검' FA, 2000년대를 수놓은 NBA의 대박과 쪽박 FA들

[카토커] '양날의 검' FA, 2000년대를 수놓은 NBA의 대박과 쪽박 FA들

촐싹녀 0 151

 


FA는 각 팀들이 단기간에 전력을 급상승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실제로 이 FA로 영입한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하며 우승컵을 손에 넣는 팀이 있는 반면, 잘못된 FA 계약에 발목을 잡히며 미래농사를 망치는 팀도 부지기수다. 2000년대 NB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FA들을 되돌아봤다. 

* 본 기사는 매거진 <루키> 5월호에 게재됐습니다 *

뉴욕의 브런슨 영입, 신의 한 수?

제일런 브런슨은 지난 2018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댈러스의 부름을 받았다. 2라운드에 지명됐지만 데뷔 시즌 73경기에 출전하며 많은 기회를 받은 브런슨은 9.3점 3.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NBA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브런슨은 루카 돈치치를 보좌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20-2021시즌 평균 12.6점 3.5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브런슨은 이어진 2021-2022시즌 79경기 중 61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평균 16.3점 4.8어시스트를 올렸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FA 자격을 획득한 브런슨은 뉴욕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사실 뉴욕은 일찌감치 브런슨의 새로운 행선지로 손꼽히던 팀. 참고로 브런슨과 뉴욕의 계약 이후 템퍼링 규정 위반 사실이 밝혀졌고 이로 인해 뉴욕은 2025년 2라운드 픽을 몰수당하기도 했다. 

어쨌든 템퍼링을 하면서까지 브런슨을 강력하게 원했던 뉴욕은 4년 1억 4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으로 브런슨을 잡았다. 사실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뉴욕의 선택에는 물음표가 던져졌다. 물론 브런슨이 돈치치와 함께 두각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혼자서 한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뉴욕의 브런슨 영입은 제대로 통했다. 돈치치 곁을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브런슨은 뉴욕의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시즌 68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며 평균 24.0점 6.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당 야투 시도가 직전 시즌 12.8개에서 17.6개로 증가한 가운데 효율 역시 유지했다. 특히 3점슛은 경기당 2.0개를 꽂으며 41.6%를 기록했다. 

브런슨의 성장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는 무려 28.7점 6.7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한 브런슨이다.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생애 첫 올스타에도 뽑혔다. 브런슨의 엄청난 활약에 힘입은 뉴욕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동부 컨퍼런스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면서 플레이오프 도전에 나서고 있다.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오버페이 이야기까지 나왔던 브런슨의 계약은 이제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성공사례가 됐다. 참고로 이번 시즌 브런슨이 받는 연봉은 약 2,600만 달러. 이는 NBA 전체 선수들 중 53위에 불과한 수치다. 팀 내에서도 이번 시즌 부상으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줄리어스 랜들이 약 2,800만 달러를 받으며 브런슨보다 많은 연봉을 챙기고 있다. 

그러나 뉴욕의 FA 역사는 브런슨과 같은 성공사례보다는 무수히 많은 실패사례들을 안고 있다. 뉴욕이 마지막으로 파이널에 진출한 것은 지난 1998-1999시즌. 이후 뉴욕은 긴 암흑기를 겪었다. 카멜로 앤써니를 영입한 후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노크하기도 했으나 번번이 탈락을 경험하기 일쑤였다. 

이 기간 뉴욕의 대표적인 FA 실패 사례들이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스타더마이어는 지난 2010년 FA 시장에서 피닉스를 떠나 뉴욕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당시 뉴욕과 스타더마이어가 맺은 계약 규모는 5년 1억 달러.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맺은 스타더마이어는 첫 시즌 78경기에 나서며 25.3점 8.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은 자신의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기록. 새로운 곳에서의 맹활약으로 그는 올스타에도 뽑혔다. 

그러나 이후 스타더마이어는 빠르게 내리막을 걸었다.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부상. 뉴욕에서의 2번째 시즌 스타더마이어는 단 47경기 출전에 그쳤고 이듬해에도 29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계속된 부상으로 스타더마이어의 기량은 빠르게 떨어졌다. 첫 시즌 이후에는 한 번도 평균 20점을 넘기지 못했던 스타더마이어다. 2013-2014시즌 65경기에 나섰으나 선발 출전보다는 벤치 출전이 더 많았고 기록 역시 11.9점 4.9리바운드로 초라했다. 

결국 스타더마이어는 첫 시즌 이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 쓸쓸히 뉴욕을 떠났다. 이후 댈러스와 마이애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 스타더마이어는 2015-2016시즌을 끝으로 NBA 무대를 떠나야 했다. 

조아킴 노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시카고 시절 뛰어난 수비형 빅맨으로 이름을 알리며 올해의 수비수에까지 선정되었던 노아는 2016년 FA 시장에서 뉴욕과 4년 7,2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그러나 노아는 시카고 시절 당한 혹사 여파로 인해 더 이상 예전의 활약을 재현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뉴욕에서의 첫 시즌 단 46경기 출전에 그쳤고 2번째 시즌에는 7경기에서 5.7분의 출전 시간에 머물렀다. 

이 기간 부상과 더불어 금지 약물 복용까지 적발되었던 노아다. 2시즌 출전은 단 53경기에 그쳤으며 평균 기록은 4.6점 7.9리바운드로 초라했다. 결국 노아는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스트레치 프로비전 룰로 방출을 당해야 했다. 



우승을 안겨다 준 FA들 

많은 돈이 오갈 수밖에 없는 대형 FA의 영입은 결국 두 가지 결론으로 도달한다. 대박 혹은 쪽박이 바로 그것이다. 몸값 이상의 활약을 해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사례가 있는 반면, 부상 혹은 기량 하락으로 인해 팀의 미래 플랜을 망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2000년대 초 쓰리핏을 달성했던 레이커스는 2004년 이른바 전당포 라인업을 앞세워 또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에 칼 말론과 게리 페이튼까지 합류한 레이커스는 파이널까지 승승장구하면서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에 이름을 새겨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레이커스의 앞을 가로막은 팀이 있었다. 바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단단한 수비와 조직력을 앞세운 디트로이트는 5경기 만에 시리즈를 끝내면서 대반전을 만들어냈다. 

그 중심에는 미네소타에서 이적했던 천시 빌럽스의 활약이 있었다. 2002년 미네소타에서 FA로 풀렸던 빌럽스는 디트로이트와 6년 3,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그리고 그는 이적 후 2번째 시즌만에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2004년 파이널 당시 디트로이트는 벤 월러스와 리차드 해밀턴이 공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소화하던 선수였다. 그러나 파이널의 주인공은 빌럽스였다. 빌럽스는 파이널 무대에서 평균 21.0점 5.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페이튼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활약으로 그는 파이널 MVP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르브론 제임스 역시 여러 유니폼을 입으며 우승을 경험한 선수다. 클리블랜드 1기 시절 계속된 실패에 좌절한 르브론은 2010년 FA 권리를 획득하자 그 유명한 '디시전 쇼'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행선지를 발표했다. 당시 르브론은 마이애미로의 이적을 선택하면서 리그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마이애미에서 크리스 보쉬, 드웨인 웨이드와 뭉친 르브론은 이적 첫 해 파이널에 진출한다. 그러나 파이널에서 만난 댈러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우승에 실패한 마이애미다. 절치부심한 마이애미는 이후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고 르브론은 2시즌 연속 파이널 MVP에 오르며 마침내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 

샌안토니오를 4승 3패로 힘겹게 따돌린 2013년 파이널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최고의 명승부로 손꼽힌다. 이 시즌 역시 르브론이 파이널 MVP를 손에 넣었으나 마이애미를 구원한 또 한 명의 이적생이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한 한 방을 터뜨린 레이 알렌이 그 주인공이다. 

5차전까지 2승 3패로 뒤지던 마이애미는 6차전 종료 직전 3점차 열세에 있었다. 남은 시간이 20초도 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에 나선 마이애미. 르브론이 던진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며 패배 직전의 위기에 몰렸으나 보쉬가 천금과도 같은 리바운드를 걷어낸다. 그리고 보쉬는 오른쪽 코너에 있던 알렌을 봤고 빠르게 스텝을 뒤로 뺀 알렌은 그대로 동점 3점을 꽂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알렌의 이 한방으로 힘을 얻은 마이애미는 6차전 대역전승을 거뒀고 기세를 이어가며 7차전까지 잡았다. 알렌의 이 결정적인 슛이 없었다면 2013년 우승 트로피의 주인은 분명 바뀌었을 것이다. 

다시 르브론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마이애미에서 뛴 4시즌 동안 자신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 르브론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로의 컴백을 알렸다. 

클리블랜드에서 카이리 어빙, 케빈 러브와 호흡을 맞춘 르브론은 다시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당시 클리블랜드 앞에는 골든스테이트라는 최강의 라이벌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클리블랜드로 돌아온 첫 시즌 르브론은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지만 2승 4패로 골든스테이트에게 패했다. 이듬해 둘은 다시 파이널 무대에서 조우했고, 4차전까지 클리블랜드는 1승 3패로 뒤지면서 또 다시 우승컵을 내주기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한 경기만 더 내주면 준우승이었던 클리블랜드가 이후 3경기를 내리 잡으면서 역전 우승을 달성한 것. 르브론은 이번에도 파이널 MVP 트로피를 손에 넣으면서 친정팀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이후 르브론은 2018-2019시즌을 앞두고 레이커스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그는 앤써니 데이비스와 호흡을 맞추며 2020년 레이커스를 정상의 자리에 올렸다. 

2016년 당시 허무하게 클리블랜드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던 골든스테이트 역시 엄청난 변화를 단행했다. 지구 1옵션이라고 불리던 케빈 듀란트를 FA 시장에서 영입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 이미 가장 강력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던 골든스테이트에 듀란트 한 스푼이 더해진 상황이었다. 

사실상 맡겨둔 우승컵을 찾아가는 것과 다름이 없었던 상황에서 골든스테이트는 2년 연속 우승을 거뒀다. 클리블랜드가 연이어 골든스테이트의 위력을 저지하기 위해 나섰지만 격차가 컸다. 2017년 파이널은 4-1 승부. 2018년 파이널은 4경기 만에 시리즈가 끝났다. 그리고 듀란트는 2년 연속 파이널 MVP를 손에 넣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FA 사례로 남게 된다. 



'먹튀 전락' 팀의 미래를 망친 FA들 

이처럼 팀의 우승을 이끈 효자 FA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NBA의 역사를 살펴보면 실패한 FA 사례들 역시 무수히 많이 찾을 수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거론되어야 할 선수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챈들러 파슨스 역시 그 주인공 중 하나다. 

2016년 FA 시장은 그야말로 광풍이 몰아쳤다. 이는 당시 샐러리캡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당시 NBA는 중계권 계약을 새롭게 맺었고, 이로 인해 샐러리캡이 직전 시즌 약 7,000만 달러 수준에서 약 9,400만 달러 수준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FA 먹튀들 역시 이 시기에 대거 등장했다. 파슨스 역시 그 중 하나다. 휴스턴과 댈러스를 거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던 파슨스는 2016년 멤피스와 4년 약 9,4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는다. 샐러리캡 상승과 더불어 파슨스 포지션에 마땅한 매물이 없었던 시장 상황 또한 파슨스의 몸값을 크게 끌어올린 요소로 작용했다. 

엄청난 계약을 맺은 직후 파슨스는 곧바로 드러누웠다. 계약 첫 해 34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이후에도 4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전무했다. 기록 역시 처참한 수준. 멤피스에서 파슨스가 가장 좋은 기록은 남긴 시즌은 2017-2018시즌이다. 해당 시즌의 기록은 평균 7.9점. 나머지 시즌은 이 처참한 기록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렇게 역대급 먹튀의 행보를 보인 파슨스는 2019-2020시즌을 끝으로 NBA 무대를 떠났다. 

2016년의 광풍은 계속됐다. 니콜라스 바툼 역시 샬럿과 5년 1억 2,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바툼 역시 몸값 대비 기대치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고, 인저리 프론으로 전락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2019시즌 이후 현재까지 바툼은 한 시즌도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시즌 레이커스의 행보 역시 두고두고 놀림감이 되었다. 당시 코비 브라이언트의 은퇴로 샐러리캡이 텅 비게 된 레이커스는 급하게 계약을 할 선수들을 찾았고 그 결과 티모페이 모즈고프와 루올 뎅을 시장에서 잡게 된다. 

4년 6,400만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몸값에 계약한 모즈고프는 모두의 예상대로 먹튀가 됐다. 당시 모즈고프의 연봉은 '1 모즈고프'라는 단위로 불리면서 끊임없이 회자됐다. 4년 계약을 한 모즈고프는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7.4점 4.9리바운드의 초라한 기록을 남겼고, 이듬해 곧바로 브루클린으로 둥지를 옮겨야 했다. 

2017년 유타를 떠나 보스턴에 상륙한 고든 헤이워드 역시 이 부문에서 빠질 수 없다. 유타에서의 마지막 시즌 평균 21.9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된 헤이워드는 보스턴과 4년 1억 2,780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불운한 부상이 헤이워드의 발목을 잡았다. 보스턴의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에서 엘리웁을 시도하던 헤이워드는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골절되는 끔찍한 부상을 입고 말았다. 이후 헤이워드는 재활을 거쳐 다시 코트로 돌아왔지만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이후 각종 부상을 달고 선수 생활을 이어오는 중이다. 

이처럼 NBA 시장에서의 FA 계약은 절대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초대형 계약을 맺은 후 부상으로 기량이 크게 떨어진 선수들도 부지기수다. 앞으로는 어떤 FA 계약들이 각 팀을 웃기고 울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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