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내가 총대 멘다' 믿었던 정수빈에게 배신당한 양석환...이정도 자격은 되잖아요 [유진형의 현장 1mm]
국민타자 감독이 통산 100승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두산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이승엽 감독은 부임한 후 2시즌 192경기 만에 통산 100승 고지를 밟게 됐다.
이승엽 감독의 100승을 축하하기 위해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그리고 두산 선수들은 이승엽 감독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케이크를 들고 축하했고 정수빈이 대표로 나와 전달했다. 환하게 웃으며 케이크를 전달했지만, 정수빈은 망설였다. 정수빈에게 특별한 미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엽 감독 얼굴에 케이크 세례를 퍼부어야 하는 미션을 받았지만, 감독 눈치를 보며 결국 실행하지 못했다.
이 모습을 본 멀티 홈런의 주인공 주장 양석환은 총대를 메기로 했다. 행사가 끝나자 양석환은 케이크를 들고 이승엽 감독에게 다가갔다. 이승엽 감독이 양석환에게 "부어라"라며 대응하자 양석환도 국민타자 감독의 카리스마에 밀려 움찔했다. 결국 손으로 크림을 찍어 이승엽 감독의 얼굴에 귀엽게 발라주며 100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승엽 감독은 무게를 잡는 감독이 아니다. 스스럼없이 선수들과 고민을 소통하고 팀 메이트로 지낸다. 스승과 제자보다는 같은 팀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함께 호흡한다. 그래서 그런지 양석환이 이승엽 감독에게 케이크 세례를 할 때도 선수단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한편 이승엽 감독의 통산 100승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승엽 감독은 한국야구 최고의 레전드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2017년 현역 은퇴 후 정식 지도자 코스를 밟은 경험 없이 방송 해설위원으로만 활약했다. 두산은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이 이승엽 감독을 프로야구 1군 감독으로 선임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감독 선임 당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실력으로 지도자 능력을 입증했다. 지도자로 1년 버티는 것도 절대 만만치 않은 프로 무대에서 192경기 만에 KBO리그 역대 58번째로 지도자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한 게 감독이었다. 그냥 서 있는 것이 감독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정말 큰 공부를 했다. 그래서 더 완벽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멀지만, 부족한 부분을 경기를 통해 메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그저 우리 팀 선수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기를 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이길 수 있게 하겠다"라며 소통하는 감독의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