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를 지탱하는 포수, 강민호가 양의지에게 “그래도 우리가 오래 뛰어줘야한다”

리그를 지탱하는 포수, 강민호가 양의지에게 “그래도 우리가 오래 뛰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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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하는 삼성 강민호. 대구 | 김하진 기자

삼성 강민호(39)는 리그 최고령 포수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해 올시즌까지 거의 쉬지 않고 뛰었다. 지난 3월 말에는 KBO리그 최다 출장 신기록을 경신했다. 지금도 계속 그 기록은 새로 쓰여지고 있다. 체력 소모가 가장 많은 포수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출장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에도 정규시즌 136경기를 뛰었다. 2024시즌 130경기를 넘긴 포수는 강민호, KT 장성우(131경기), LG 박동원(130경기) 등 세 명 뿐이다. 이 중에서도 강민호는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리그를 뛰고 있는 포수들이 ‘롤모델’로 삼는 선수다.

두산 양의지(37)도 강민호를 롤모델로 꼽는다. 그는 종종 “민호 형과 같이 거론된다는 것만해도 영광”이라며 “나도 한 살, 한 살 더 나이를 먹으면서 정말 대단한 형이라고 느끼고 진짜 존경스럽다”고 말하곤 한다.

양의지는 지난 2~3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쇄골 부상 여파로 거의 뛰지 못했다. 1차전에서 경기 막바지에 수비를 소화한 게 다다. 아쉽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마친 양의지는 최근 강민호와 전화 통화하면서 연신 “형은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삼성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 말에 강민호는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강민호는 “의지에게 ‘너도 오래 해야된다, 같이 오래 해야 우리 밑에 있는 애들 다 오래한다’라고 이런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들이 봤을 때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은 ‘욕심’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에는 후배들한테 좀 더 오래 야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게 우리들의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더 책임감 있게 경기를 좀 더 오래 나갈 수 있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마냥 연차가 많다고 해서 자리만 차지하면 안 된다. 강민호는 “우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 자리를 지키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에는 ‘주전은 내 자리다’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후배들과 경쟁헤서 올라오는 걸 우리도 지켜야되는 입장이다. 그러다보니 운동량도 많아지고, 열심히 하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계속 나왔다”고 했다.

강민호는 지난 7월에는 생애 처음으로 월간 MVP를 받았다. 그는 “5~6월에 잠시 부진한 시기가 있었다. 경기도 좀 많이 빠졌다”라며 “뒤에서 대기를 해보니까 다른 감정이 많이 들더라. 그 시간 동안 숨고 싶기도 했다. 다른 팀원들이 최고참인 내 눈치를 보는 거 같은 시선이 많이 힘들었다”라고 돌이켜봤다.

하지만 강민호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그는 “오히려 피하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앞에 나가서 파이팅도 내다보니까 7월에 반전할 수 있었던 기회가 왔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 피했으면 올시즌은 끝났을 것이다. 안 피하고 버티다보니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KIA 최고령 타자인 최형우(41)를 만난다. 강민호가 종종 “우리 오래 뛰어야한다”라고 말하곤 하는 선배다. 강민호는 “일단 잘 해서 올라가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 양의지. 두산 베어스 제공

KIA 최형우. 연합뉴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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