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용기·희망을 넘어 최경주가 보여준 것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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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16:53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을 달성한 최경주가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KPGA 제공
최경주(54)는 헤드를 가볍게 끝까지 던졌다. 힘보다는 부드러움에 의지한 스윙이었다. 나이가 적잖아 젊은 선수들보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짧을 수밖에 없었다. 세컨드 샷도 긴 채로 해야 했다. 젊은 선수들이 미들 아이언, 쇼트 아이언, 웨지를 들 때 최경주는 하이브리드, 롱 아이언, 미들 아이언을 들었다. 핀에 가까이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자신만의 무기는 정평이 난 쇼트 게임이었다. 최경주는 트러블 샷을 기가 막히게 쳤고 퍼트도 잘했다. 최경주가 19일 SK텔레콤 오픈 연장 1차전에서 보여준 트러블 샷은 일품이었다.
최경주는 그날 54세 생일을 맞았다. 골프는 30대 초반이 전성기다. 젊은 선수들과 겨루기에는 쉽지 않은 나이다. 미국에서 투어에 참여한 뒤 귀국하자마자 프로암을 뛰었다. 나흘 동안 바람 부는 날, 고온 속에서 샷을 쳤다. 그것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꿈꾸는 최고 프로 골퍼들과 맞서 말이다. 아마추어 골프 최고수 중 한 명인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협회 김양권 회장(65)은 “우승도 대단하지만 피곤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 그것도 큰 대회에서 젊은 최고 프로 골퍼들과 연장까지 치른 것 자체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최경주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최경주도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욕심을 내면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자기 스윙, 자기 템포, 자기 셋업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실수하지 않은 플레이를 하다보면 기회가 오리라고 예상했을 것 같다. 그렇게 최경주는 차분하게, 요동하지 않고, 침착하게, 과욕없이 클럽을 휘둘렀다. 그런 심정으로 한샷, 한샷에 집중하면서 찾아온 찬스를 막판 위기에서도 엄청난 노련미와 뛰어난 실력으로 잡았다. 5언더파까지 쳐본 아마추어 골퍼 옥타미녹스 주학 대표(56)는 “용기, 도전 정신도 느꼈지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어떻게 골프를 해야할지 노하우, 비결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체력, 힘이 떨어지고 비거리가 짧아지는 건 자연의 섭리다. 시력이 나빠지면서 퍼트 라인도 읽기도, 어프로치샷 낙하지점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체력은 곧 집중력,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도 난제다. 날씨가 나쁘다면, 컨디션이 나쁘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최경주는 정말 대단했다.
최경주는 거리를 욕심내지 않았다. 욕심내도 젊은 선수만큼 멀리 공을 칠 수 없었다. 부드러운 스윙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짧은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메우기 위해 세컨드 샷을 힘으로 치지 않았다. 본인 거리에 맞는 클럽을 든 뒤 부드럽게 스윙했다. 그렇게 그린에 볼을 올리면 원 퍼트, 투 퍼트로 마무리했다. 온그린에 실패하면 침착하면서 노련한 트러블샷으로 타수를 지켰다. 톰 왓슨이 2009년 브리티시 오픈에 60세 나이로 출전해 연장까지 치른 끝에 준우승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최경주가 시니어 골퍼에게 희망, 용기와 함께 보여준 건 현명함과 지혜로움이었다. 꾸준한 훈련, 유혹을 이긴 자기 관리, 자기 상황에 맞는 플레이가 최고령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그게 비단 골프에서만은 아닐 것 같다. 업무, 학업, 투자, 사업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과욕을 버리고 좋은 방향으로 자기 상황에 맞춰 조금씩 꾸준히 가는 게 누구에게나 정답이다.
최경주(54)는 헤드를 가볍게 끝까지 던졌다. 힘보다는 부드러움에 의지한 스윙이었다. 나이가 적잖아 젊은 선수들보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짧을 수밖에 없었다. 세컨드 샷도 긴 채로 해야 했다. 젊은 선수들이 미들 아이언, 쇼트 아이언, 웨지를 들 때 최경주는 하이브리드, 롱 아이언, 미들 아이언을 들었다. 핀에 가까이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자신만의 무기는 정평이 난 쇼트 게임이었다. 최경주는 트러블 샷을 기가 막히게 쳤고 퍼트도 잘했다. 최경주가 19일 SK텔레콤 오픈 연장 1차전에서 보여준 트러블 샷은 일품이었다.
최경주는 그날 54세 생일을 맞았다. 골프는 30대 초반이 전성기다. 젊은 선수들과 겨루기에는 쉽지 않은 나이다. 미국에서 투어에 참여한 뒤 귀국하자마자 프로암을 뛰었다. 나흘 동안 바람 부는 날, 고온 속에서 샷을 쳤다. 그것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꿈꾸는 최고 프로 골퍼들과 맞서 말이다. 아마추어 골프 최고수 중 한 명인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협회 김양권 회장(65)은 “우승도 대단하지만 피곤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 그것도 큰 대회에서 젊은 최고 프로 골퍼들과 연장까지 치른 것 자체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최경주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최경주도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욕심을 내면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자기 스윙, 자기 템포, 자기 셋업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실수하지 않은 플레이를 하다보면 기회가 오리라고 예상했을 것 같다. 그렇게 최경주는 차분하게, 요동하지 않고, 침착하게, 과욕없이 클럽을 휘둘렀다. 그런 심정으로 한샷, 한샷에 집중하면서 찾아온 찬스를 막판 위기에서도 엄청난 노련미와 뛰어난 실력으로 잡았다. 5언더파까지 쳐본 아마추어 골퍼 옥타미녹스 주학 대표(56)는 “용기, 도전 정신도 느꼈지만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어떻게 골프를 해야할지 노하우, 비결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체력, 힘이 떨어지고 비거리가 짧아지는 건 자연의 섭리다. 시력이 나빠지면서 퍼트 라인도 읽기도, 어프로치샷 낙하지점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체력은 곧 집중력,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도 난제다. 날씨가 나쁘다면, 컨디션이 나쁘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최경주는 정말 대단했다.
최경주는 거리를 욕심내지 않았다. 욕심내도 젊은 선수만큼 멀리 공을 칠 수 없었다. 부드러운 스윙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짧은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메우기 위해 세컨드 샷을 힘으로 치지 않았다. 본인 거리에 맞는 클럽을 든 뒤 부드럽게 스윙했다. 그렇게 그린에 볼을 올리면 원 퍼트, 투 퍼트로 마무리했다. 온그린에 실패하면 침착하면서 노련한 트러블샷으로 타수를 지켰다. 톰 왓슨이 2009년 브리티시 오픈에 60세 나이로 출전해 연장까지 치른 끝에 준우승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최경주가 시니어 골퍼에게 희망, 용기와 함께 보여준 건 현명함과 지혜로움이었다. 꾸준한 훈련, 유혹을 이긴 자기 관리, 자기 상황에 맞는 플레이가 최고령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그게 비단 골프에서만은 아닐 것 같다. 업무, 학업, 투자, 사업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과욕을 버리고 좋은 방향으로 자기 상황에 맞춰 조금씩 꾸준히 가는 게 누구에게나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