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유쾌한' 키움 도슨 "은퇴해도 야구 보러 한국 와야겠다 싶어"

[카토커] '유쾌한' 키움 도슨 "은퇴해도 야구 보러 한국 와야겠다 싶어"

맛돌이김선생 0 88

유쾌하게 팬들에게 사과한 키움 외야수 로니 도슨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로니 도슨(28)은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LG 팬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했다.

좌익수 자리에서 파울볼을 쫓아가다가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지자 폴짝 뛰어 펜스에 걸터앉은 뒤 LG 유니폼을 입은 관중에게 눈을 맞추고 씩 웃었다.

LG 유니폼을 입고 있던 관중은 처음엔 깜짝 놀라 뒤로 몸을 뺐지만, 유쾌한 도슨의 표정에 함박웃음 지었다.

1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도슨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부∼' 하는 소리와 함께 장난치니까 무척 무서워하더라. 그래서 무서워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며 파안대소했다.

도슨은 외야에서 관중들과 가장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선수다.

응원가가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춤추는 건 일상이고, 때로는 경기 중에도 대화를 나눈다.

1타점 3루타 세리머니하는 키움 도슨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무사 1루 상황 키움 도슨이 1타점 3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4.21 yatoya@yna.co.kr


도슨은 "어렸을 때 외야수로 뛰며 지루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관중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면서 "경기에 계속해서 집중하기보다는 필요할 때 '스위치'를 켜는 게 경기력에는 더 도움이 되더라"고 설명했다.

넘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도슨은 한국에 처음 온 날부터 미국보다 분위기가 좋고 자신에게 맞춤형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고 했다.

도슨은 "선수로 언제까지 뛸지는 모르겠지만, 5년 혹은 10년 뒤에 은퇴해도 야구 보러 한국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땐 한국 야구팬들이 관중석에서 응원하고 있는 날 볼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도슨이 가장 좋아하는 구장은 안방인 고척스카이돔이고, 가장 좋아하는 '원정 구장'은 잠실구장이다.

그는 "잠실에서 경기하는 게 정말 좋다. 팬들이 많이 와주시고, 분위기가 환상적이다. 열정적인 응원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야유를 보낸 몇몇 팬들에게는 애교 섞인 말로 마음을 풀라고 당부까지 했다.

로니 도슨
미국에 있는 아들을 위한 도슨의 '까꿍' 세리머니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터뷰 중 LG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을 지나가던 어린이 팬이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자 반갑게 화답한 도슨은 "다행히 LG 팬이 저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열정적인 LG 팬을 정말 좋아하는데, 얼마 전에 야유받고 속상했다. 정말 이곳이 환상적으로 좋으니까,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미안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슨은 최근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푹 빠졌다고도 했다.

그는 "얼마 전 휴식일에는 '최강야구'를 관중석에서 봤다. 경기장에서 야구하는 것보다 관중석에서 춤추는 게 더 즐겁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KBO리그 전설들과 만났다.

도슨은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더라. 더스틴 니퍼트는 같은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이라 한참 이야기했다"며 "경력이 충분한 선수들이 은퇴하고도 진지하게 경쟁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나도 그 나이가 된다면 꼭 출연하고 싶다. 전화만 주시면 언제든 달려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로니 도슨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입성했다가 총액 60만 달러에 재계약한 도슨은 리그 정상급 타자로 활약 중이다.

타석에 들어가면 진지한 눈빛으로 바뀌는 그는 타율 0.348(5위), 57안타(공동 5위), 6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8(6위)로 숱한 공격 지표에서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57경기에서 삼진 41개를 당했던 그는 이번 시즌에는 41경기에 26삼진으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좋아졌다.

도슨은 "KBO리그에 적응한 덕분이라고는 말 못 하겠다. 만나는 투수마다 새로운 도전이고, 그저 루틴을 믿고 열심히 할 뿐"이라며 "배트 중심에 맞혀서 드라이브가 걸린 타구를 만드는 것에만 중점을 둔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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