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서로의 길을 응원하는 고3 전다빈-이수연-백채희 “모두 꽃길만 걸었으면 한다”
“모두 꽃길만 걸었으면 한다.” 2006년생 동갑내기 전다빈, 이수연, 백채희(이상 중앙여고)가 한 목소리를 냈다.
중앙여고는 현재 삼척에서 열리고 있는 제35회 CBS배 중고배구대회에 참가 중이다. 전주근영여고, 남성여고와 나란히 조별리그 C조에 편성된 중앙여고는 조 1위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24일 남성여고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고, 25일에는 전주근영여고를 만나 3-1 역전승을 거두며 포효했다.
이 가운데 176cm 아웃사이드 히터 전다빈과 178cm 세터 이수연은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다. 파워가 장점인 전다빈, 높은 신장을 활용할 줄 아는 이수연이다. 근영여고와 맞대결에서도 전다빈은 위기의 순간 득점포를 가동하며 에이스 역할을 했고, 이수연도 188cm 미들블로커 이지윤을 적극 활용하며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따돌렸다.
전다빈과 이수연은 오는 9월 3일에 펼쳐지는 2024-25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다만 주장이자 177cm 미들블로커 백채희는 V-리그가 아닌 대학 진학을 택했다.
근영여고전을 마친 뒤 만난 전다빈은 “5세트 가는 줄 알았다. 후배들이 잘 버텨주면서 고비를 잘 넘겼다”고 했고, 백채희도 “조 1위를 할 수 있어서 좋고, 고비가 많았지만 잘 넘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수연도 “다같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서 이길 수 있었다”면서 “리시브가 흔들려도 잘 찾아가서 공을 올려주려고 했고, 속공도 많이 썼다. 하나하나 맞춰가면서 풀어나가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다빈은 이수연에 대해 “키가 커서 공을 잘 잡아준다. 토스도 빠르다”고 했고, 이수연은 전다빈에 대해 “파워가 좋기 때문에 다 뚫어버리는 스타일이다. 불안하게 공을 올려도 2단 공격도 잘 때린다”고 분석했다.
중앙여고의 장윤희 감독은 선수 시절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에 전다빈은 롤모델로 장윤희 감독을 언급하기도 했다. 백채희는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전향한 IBK기업은행 최정민, 이수연은 현대건설 우승 세터 김다인을 닮고 싶다. 백채희는 “나 역시 키가 크지 않지만 미들블로커를 하고 있다. 최정민 언니를 보고 배우고 있다”고 했고, 이수연은 “김다인 선수가 속공을 잘 미시는 것 같다. 속공으로 랠리를 빨리 끊을 수 있다. 나도 팀에서 야간 운동도 하고, 맞을 때까지 연습을 하는 스타일이다. 속공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프로 관문인 드래프트가 약 일주일 남았다. 전다빈은 “떨리기도 한데 지금까지 후회없이 경기를 해왔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수연도 “이번 대회 잘 마무리해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한다”고 짧게 답했다.
특히 드래프트 참가자 46명 중 세터 포지션만 9명이다. 장신 세터들이 눈길을 끈다. 이수연을 비롯해 180cm 목포여상 김다은, 최천식 해설위원의 딸이기도 한 선명여고의 178cm 세터 최연진 등이 있다. 이에 이수연은 “난 왼손잡이라 네트에 붙은 공을 수원하게 처리할 수 있다. 낮고 빠른 플레이도 할 수 있고, 원블로커 상황으로 공을 빼줄 수도 있고, 미들블로커 활용에 더 자신있다”고 힘줘 말했다.
대학 진학을 앞둔 백채희는 “대학에 가서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고 싶어서 대학 진학을 결정하게 됐다. 친구들이 오랫동안 열심히 해왔고, 결과를 받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드래프트에서 다들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며 응원했다.
끝으로 전다빈은 친구들에게 “채희는 대학에 가게 됐는데 그 길로도 잘 가서 잘 됐으면 좋겠다. 수연이도 드래프트에서 같이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앞으로서 서로를 응원하겠다”고 했고, 이수연도 “3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모두가 꽃길만 걸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세 선수들의 또다른 목표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해피엔딩’을 맞는 것이다. 전다빈은 “우승을 목표로 하고 나왔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통통 튀는 매력을 드러낸 전다빈과 이수연 그리고 그 중심을 잡아주는 백채희.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상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