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초유의 곽명우 사태, 꼬여 버린 OK금융그룹의 실타래

[카토커]초유의 곽명우 사태, 꼬여 버린 OK금융그룹의 실타래

현대티비 0 140

유죄 판정 받아 현대캐피탈과 트레이드 무산
시즌 구상 틀어져, 미들블로커 보강도 고민
OK금융그룹 곽명우가 26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토스를 하고 있다. 2023.11.2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선수의 유죄 판결로 인해 프로배구 트레이드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 발표됐던 OK금융그룹 세터 곽명우와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 차영석의 트레이드는 없던 일이 됐고, 이에 따라 변화를 시도하던 OK 구단의 구상도 꼬였다.

지난 12일 OK금융그룹 구단에 따르면 곽명우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상해 혐의로 징역 6개월, 자격정지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OK금융그룹은 지난달 19일 세터 곽명우를 현대에 보내고 차영석과 2024-25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곽명우가 사법처리를 받은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트레이드를 철회했다.

곽명우는 2013-14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OK에 입단했으며 10시즌 동안 2차례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23-24시즌에도 주전 세터로 뛰면서 OK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발표 후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두 팀의 트레이드를 공시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OK는 트레이드 발표 후 곽명우가 재판을 받은 사실을 파악했고 트레이드를 철회했다. 곽명우의 2심 재판은 이달 초 끝났다.

곽명우가 유죄를 받으면서 트레이드와 FA 영입(신장호)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던 OK 구단의 계획은 첫 단추부터 꼬였다.

오기노마사지 OK금융그룹감독이 2일 오후 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4.4.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지난 시즌 부임 후 준우승의 성과를 낸 OK는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며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우선 V리그 최고의 공격수이자 MVP였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현대캐피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2023-24시즌 아시아쿼터로 뛰었던 몽골 출신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도 선택하지 않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일부 코치진의 변화도 있었다.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스피드 배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였다.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마지막 순번으로 192㎝의 날개 공격수 마누엘 루코니(이탈리아)를 뽑았다.

그리고 중앙에서 약점이 있었던 OK는 주전 세터 곽명우를 보내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미들블로커 차영석을 데려오는 선택을 내렸다. 차영석의 속공 능력 등이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오기노 감독은 이전보다 더 빠른 스피드로 좌우뿐 아니라 중앙 속공까지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가져가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이것이 시작부터 틀어졌다.

올해 OK는 아시아쿼터에서도 지난해 팀의 주전 미들블로커였던 바야르사이한과의 재계약이 아닌 197㎝의 아웃사이드 히터 장 빙롱(중국)을 뽑았다. 만약 차영석 트레이드가 안 될 것을 미리 알았다면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었다.

미들블로커가 약점으로 지적되는 OK는 '곽명우 사태'로 인한 차영석의 합류 불발로 중앙을 보강해야 하는 새 과제를 떠안았다.

빈약한 중앙과 달리 날개 자원이 포화 상태인 OK는 다가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 작업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2023-2024 도드람 V리그' 준플레이오프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2로 승리한 OK금융그룹 선수들과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번 경기 승리로 OK금융그룹은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2024.3.2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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