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박정환 9단, 단독 선두 복귀
박정환 9단(왼쪽)이 안성준 9단을 꺾고 본선리그 단독 선두로 나섰다. 중간 전적은 박정환 9단이 5승1패, 안성준 9단이 4승1패.
박정환, 4승자 대결에서 안성준에게 불계승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도전권 향방을 가늠할 아주 중요한 승부가 펼쳐졌다. 13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6라운드 3경기는 선두권에 포진한 두 기사의 정면 대결.
4승의 안성준 9단과 4승1패의 박정환 9단이 격돌했다. 이기는 쪽이 리그 단독 선두에 나서는 일전. 또한 자력으로 도전권에 다가갈 수 있는 위치를 유지하느냐도 걸려 있었다.
랭킹 2위 박정환 9단. 2020년 1기 대회, 2021년 2기 대회, 2023년 4기 대회에서 준우승했다. 그때마다 우승자는 신진서 9단. |
박정환 9단이 안성준 9단에게 리그 첫 패점을 안겼다. 동시에 5승 고지를 선점했다. 치열한 흐름에서 안성준 9단에게서 허무한 패착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승부가 났다. 초읽기 속에서 팻감 응수에 착오를 일으킨 것.
3시간 47분, 220수 만에 불계승한 박정환 9단은 상대전적에서도 9승2패로 격차를 더 벌렸다. 안성준 9단이 박정환 9단을 상대로 마지막 승리를 거둔 때는 2016년이다. 그 후 박정환 9단이 6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박정환 선수와 두면 전략을 짠다고 해서 전략대로 되는 경우가 없어서 제 바둑을 두려고 노력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나름대로 잘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안성준 9단. |
(실전진행 156~162) 팽팽한 흐름에서 안성준 9단이 ▲로 패를 따내고 박정환 9단이 156으로 팻감을 썼을 때 157로 받은 것이 패착. 후반의 그래프가 급격히 떨어진 장면이다. |
(정수1) 팻감을 불청해야 했던 것. 우상 흑대마는 그냥 죽지는 않고 빅을 만들 수 있는 형태이다. 흑3에 이어서― |
2015~2016년은 세계대회 4강에 오르고 랭킹도 4위까지 찍는 등 안성준 9단이 좋았던 무렵이다. 그 후 군대에 다녀오면서 박정환 9단을 5년 만에 만났고, 매년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당 두 판에서 세 판을 남겨놓은 본선리그는 1패 그룹이 3명, 2패 그룹이 3명으로 재편됐다. 1패자인 박정환 9단(5승1패), 안성준 9단(4승1패), 김정현 9단(4승1패)에게는 자력 도전권의 길이 열려 있다.
랭킹 8위 안성준 9단. 친형 안형준 해설자는 '두터운 전투형'이 딱 들어맞는 기풍이라고 했다. 최철한 9단, 최정 9단과 비슷한 스타일이다. |
제5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은 1차예선→2차예선→최종예선→본선리그→도전기 단계로 우승 경쟁을 벌인다. 도전5번기에는 타이틀 4연패 중인 신진서 9단이 대기하고 있다.
상금은 우승 7000만원, 준우승 2000만원. 또한 우승자에게는 내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하는 쏘팔코사놀 세계대회의 본선 시드를, 그 외 상위 성적 3명에게는 같은 대회 선발전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14일에는 변상일-임상규가 6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박정환 9단은 7라운드 휴번을 갖고 8라운드에서 신민준 9단과 대결한다. "끝내기나 형세판단은 저보다 확실히 세다고 느껴서 싶지 않은 승부가 될 것 같다. 결승 진출 가능성은 20~30% 정도일 것 같다." |
7라운드에서는 나란히 4승1패를 기록 중인 김정현 9단과 마주한다. "기본적으로 잘 두는 상대라고 생각하고, 제가 싫어하는 부분을 잘 파고드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상대전적이 밀리는 것 같다." |
김정현 선수가 응원하겠다고 한 인터뷰에 대해 "아, 제가 이기는 게 득인가요?"라며 반문한 박정환 9단. 김정현 9단의 인터뷰 내용은 안성준 9단이 무패자라는 이유에서였다. |
송태곤 9단이 해설할 때 좋은 성적을 내어 왔던 안성준 9단은 "형이 해설하는 줄은 몰랐고요, 왔는데 형의 가방이 있길래 살짝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라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