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음성 변환 서비스 글자 크기 변경 공유하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천안시티FC가 '대어'를 잡고 무승의 늪에서 벗어났다. 김태완 감독이 이끄는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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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HD는 아픈, 김천 상무에는 환희의 승점 1점이었다.

12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김천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피날레의 주인공은 1996년생인 김천의 김태현이었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인 49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극장 동점골을 작렬시켰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한 김태현은 안산과 서울 이랜드, 전남 드래곤즈 등 줄곧 2부에서 뛰었다. 올 시즌 김천이 1부로 승격하면서 K리그1과 처음 만났다. 첫 골은 요란하면서도 감격적이었다. 김태현은 "기록이다. K리그1에서 뛰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난 이렇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다. 묵묵히 열심히 하는 선수다. 동료들이 축하인지 조롱인지 모르지만 많이 놀릴 것 같다. 추억으로 생각하겠다"고 미소지었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김태현에 대해 "퇴장 당한 적은 있는 것 같은데"라며 웃은 후 "양발을 다 잘 쓰는 선수다. 크로스를 올릴 줄 알았는데 왼발에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 한 단계 올라선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라고 칭찬했다. 김태현은 "크로스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힘들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상대가 안 붙었다. 기회다 싶어 마지막 힘을 냈고 말도 안되는 슛이 들어갔다"며 "100% 노린 방향으로 들어갔다. 생각한 대로 차는 게 쉽지 않다. 감사하고, 기적적인 행운이 왔다"고 반색했다. 정 감독의 '퇴장' 얘기에 대해선 "거친 선수로 알려져 있지만 커리어에 퇴장은 한 번도 없다. 강하게 할 때와 조심히 할 때 예측된 플레이를 한다"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울산은 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이 드라마를 쓸 뻔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루빅손의 선제골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김천은 탄탄한 공수밸러스와 한 발 더 뛰는 공격 축구로 울산을 괴롭혔다. 전반 25분 뼈아픈 장면이 연출됐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천의 강현묵이 쓰러졌다. 김영권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접촉이 있었다. VAR(비디오판독)에 이은 온필드리뷰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전반 29분 키커로 나선 김대원이 깔끔하게 동점골로 연결했다.

김영권은 무너지지 않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올 시즌 첫 축포로 속죄했다. 후반 6분이었다. 김영권은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이명재의 크로스를 헤더로 화답, 골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그의 골은 김태현의 극장골에 묻혔다. 선두를 눈앞에 둔 울산이 김천과 2대2로 비겼다.

김영권은 "축구란 게 비길 수도 질 수도 있다. 결과에 연연하다 보면 안좋을 수 있다.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잦아진 실수에 대해선 "내 실력이다. 개인적인 실수는 내가 잘못한 거니까 특별하게 드릴 말씀이 없다. '더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라고 말하기보다 다음에 또 이런 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 최대한 실수를 안하려고 하는 수밖에 없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1990년생인 김영권은 올 시즌 카타르아시안컵 출전으로 휴식기 없이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못 쉰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몸이 힘들다는 건 핑계로 들릴 수 있다. 그래서 굳이 말을 하지 않았다. 스스로 잘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문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 이슈가 돼 다룰 문제는 아니다"고 응원했다.

울산은 파죽의 6연승과 선두 탈환 목전에서 좌절했다. 승점 1점에 그친 울산은 승점 24점(7승3무1패)을 기록, 2위를 유지했다. 3위 김천(승점 22·6승4무2패)과의 승점 차는 2점이다. 선두 포항 스틸러스(승점 25·7승4무1패)와의 격차도 그대로다. 다만 울산은 한 경기를 덜 치러 여전히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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