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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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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플랜A’가 틀어지는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는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였던 제시 마쉬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결렬로 봐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제시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올려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조건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마쉬 감독은 리즈 시절 연봉만 350만파운드(약 60억원)가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냉정하게 따지면 애초에 협회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협회가 대표팀 감독에게 줄 수 있는 연봉은 최대 250만달러(약 34억원) 이하 수준이다. 마쉬 감독이 원하는 금액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우려대로 협회는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마쉬 감독을 최우선 후보로 선정했고, 협회는 사실상 ‘올인’ 성격으로 접촉했다. 기타 후보도 있지만, 일단 마쉬 감독을 자리에 앉힌다는 구상으로 협상에 전력투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이 결렬되면 협회 발등에는 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전력강화위원를 통해 차기 후보를 선정해야 하는데, 나머지 후보의 면면을 보면 무게감이 떨어진다.
세뇰 귀네슈 전 튀르키예 감독은 70세를 넘은 고령이다.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커리어나 지도력 면에서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 브루누 라즈 전 울버햄턴 감독은 대표팀 경력이 전무하다. 선수로도, 지도자로도 내셔널 팀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감독에게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는 것은 무리다.
협회가 마쉬 감독에 올인했던 것도 나머지 후보와 비교해 월등하게 나았기 때문이었다. 남은 후보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누구든 마쉬 감독에 비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간이 촉박하다. 대표팀은 다음달 6일과 11일 싱가포르, 중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협회는 5월 내로 새 감독을 선임한다는 구상을 했다. 마쉬 감독과의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졌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계획과 달리 협회는 1차 후보였던 마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이 나면 새 후보를 정해 협상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상황에는 6월에도 임시 사령탑 체제로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무게감 있는 최종 후보 리스트를 확보하지 못한 협회의 행정력에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대표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대표팀 감독을 후보에 올리지 않은 결정에 물음표가 남는다. 남은 후보와 비교하면 르나르 감독은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협회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마쉬 감독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대비했어야 하는데 협회는 사실상 올인했으니 플랜B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려운 상태다. 선임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