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FA로 떠날지 모르는데… 최원태-엄상백은, 다시 팀을 위해 던질 수 있을까

이제 FA로 떠날지 모르는데… 최원태-엄상백은, 다시 팀을 위해 던질 수 있을까

김복남 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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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의 우승 청부사로 뽑히며 2023년 중반 트레이드로 영입된 최원태는 정작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선 엄상백은 4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졌으나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는 점점 더 가치 있는 선발 투수들이 줄어들고 있다. 토종 선발 투수들이 잘 크지 않는 상황에서, 희소성이 커지면 향후 비FA 다년 계약으로 죄다 묶일 수도 있기에 앞으로도 FA 선발 투수 시장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래서 실력 있는 선수가 시장에 풀리면 꽤 높은 값어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올 시즌 뒤에는 두 명의 20대 선발 투수가 FA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우완 최원태(27·LG)와 우완 엄상백(28·kt)이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첫 FA 자격을 얻고, 여기에 이미 리그에서 어느 정도 좋은 실적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창 전성기에 있을 나이이기도 하다. 선발이 약한 팀이라면 눈독을 들일 만하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5년 넥센(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최원태는 2016년 1군 무대에 데뷔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군 통산 217경기에 나갔다. 아직 27세의 나이인데 벌써 1군 통산 78승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고, 지난해 2년도 9승씩을 기록하는 등 1군 통산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 중이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게 등록일수를 쌓아 FA 취득이 빠른 편에 속한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5년 kt의 1차 지명을 받은 엄상백 또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군 통산 305경기에 나갔다. 통산 45승44패3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 중이다. 2022년에는 11승2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고, 올해도 29경기에서 156⅔이닝을 던지며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첫 규정이닝 소화 시즌으로 그간 규정이닝 소화가 한 번도 없었다는 불안한 인식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났다.

두 선수의 비FA 다년 계약 소식은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지는 의문이다. FA 시장에 나가 현 소속팀과 재계약할 수도 있지만 시장에 나가면 이적 가능성도 상존하는 것이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두 선수의 이번 포스트시즌은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현 소속팀에 마지막으로 공헌할 수 있는 기회인 까닭이다.

특히 지난해 시즌 중반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청부사로 트레이드돼 LG 유니폼을 입었던 최원태는 더 절박하다. 최원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경기 초반 난조를 보이면서 무너졌던 악몽이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경기에 등판했지만 단 1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3.75로 무너졌다.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서 다행이지, 그렇지 못했다면 선수도 구단도 온갖 비판에 시달릴 뻔했다.

▲ 최원태는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⅔이닝 동안 65구를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자기 몫을 하지는 못했다. ⓒ 연합뉴스
▲ 만약 kt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한다면,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을 엄상백이 kt 유니폼을 입고 뛸 경기는 이제 더 이상 없을 수도 있다. ⓒ연합뉴스


올해도 남다른 각오 속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⅔이닝 동안 65구를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자기 몫을 하지는 못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최원태가 플레이오프에서나 다시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즉, 준플레이오프에서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 있는 LG가 삼성이 기다리는 플레이오프로 가야 최원태의 추가 등판이 가능하다. 만약 2연패로 탈락할 경우 LG 유니폼을 입은 최원태의 모습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엄상백은 더 절실하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선 엄상백은 4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졌으나 6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1차전에서 승리한 kt는 2차전에서 엄상백의 부진과 실책까지 겹치면서 시리즈 흐름을 내줬다. 힘 있는 공을 던지기는 했지만 실투가 적지 않았고, 포스트시즌에서 고비를 못 넘겼던 예전의 모습이 그대로 되풀이됐다.

2·3차전에서 모두 진 kt는 4차전에서 무조건 이기고 5차전으로 가야 한다. 4차전 선발로는 '벼랑 끝 승부'의 신으로 불리는 윌리엄 쿠에바스다. 만약 여기서 지면 kt 유니폼을 입은 엄상백의 모습을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4차전에서 이기면 5차전에서 엄상백이 나설 가능성이 있어 만회의 기회는 남아있다.

김태우 기자(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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