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호승. /사진=뉴시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음주운전이 20대 청년의 꿈을 망가뜨렸다.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 진호승은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뉴시스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022년 9월 24일 아주대병원에서 진호승씨가 장기 기증으로 심장, 폐장(좌우), 간장, 신장(좌우), 췌장, 안구(좌우)를 7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라고 밝혔다.

진호승씨는 2022년 9월 20일 친구를 만난 뒤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 중 음주운전 차에 치였다. 병원으로 이송돼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누군가가 고인의 눈과 심장으로 세상을 보고 가슴 뛰는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가족의 의사에 따라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의 어머니인 김보민씨는 "아들이 꿈에 나타났다. '어디 갔다가 이제 왔냐'라고 울면서 호통치면서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랬더니 '잘 지내고 있다. 엄마 잘 지내'라면서 꼭 안아줬다"라고 했다.

'제2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꿈꿨던 20대 청년의 꿈은 음주운전으로 인해 무너졌다. 고인은 고등학교 시절 인천 유스(대건고)로 활동하다 졸업 후 독일에서 1년 정도 유학 생활을 지냈다. 경기도 수원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평소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늘 먼저 다가갔다.

뉴시스는 "가족들은 사고로 아들을 떠나보낸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들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에 힘들어했다. 고인의 건강한 몸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린 만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2년이 지났음에도 언론에 알렸다"라고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아픈 이들을 살리는 생명 나눔 실천을 통해 7명의 생명은 새 삶을 선물 받았다. 기증자와 유가족의 따듯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생명 나눔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