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노리는 현대건설의 키플레이어…보여주고 싶다 ‘달라진 정지윤’
정지윤이 지난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컵대회 결승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23)은 2024 통영·도드람 컵대회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현대건설과 3년 16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책임감이 커졌다. 대표팀에서 경험한 ‘빠른 배구’를 소속팀에 적용해보겠다는 욕심도 생겼다.
하지만 대회 초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는데, 정지윤은 무득점에 그쳤다. 그는 3차전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15득점을 올리며 실전 감각을 회복했고, 지난 6일 정관장과 결승에선 17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공·수에서 균형 잡힌 활약을 펼친 점이 인상적이었다. 정지윤은 상대의 집중적인 서브 공략을 이겨내 41.67%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정지윤은 컵대회를 우승으로 마무리하며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았던 대회라서 초반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며 “팀에 좋은 선수가 많으니까 내가 원래 하던 역할을 하자는 생각으로 대회를 치렀다”고 말했다. 정지윤은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꼽은 2024~2025시즌 키플레이어다.
정지윤이 지난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컵대회 결승에서 공격하고 있다. KOVO 제공
강 감독은 “모마나 (양)효진이가 어차피 공격 점유율을 가져갈 텐데, (정)지윤이나 위파위의 득점력이 살아나면 정규시즌을 더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윤이가 키를 잡고 있는데, 중요한 건 리시브다. 리시브가 흔들려 공격 리듬이 깨지면 결국 교체하게 된다. 반대로 리시브가 잘 되면 득점력도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은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 2연패에 도전한다. FA 첫해인 정지윤은 “내가 좀 더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책임감 있는 플레이는 하되,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진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기복 줄이기’는 정지윤의 새 시즌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그는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며 “팀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경기력 편차를 줄여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컵대회는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점검하는 시합”이라며 “중요한 건 정규시즌이기 때문에 남은 기간 더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2024~2025시즌 V리그 여자부는 19일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로 봄배구를 향한 경쟁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