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타구속도 170.7km+비거리 130m→3G 연속 안타…마음고생 심했던 오지환 "야구가 조금 재밌어지려고 해요" [MD부산]

[카토커]타구속도 170.7km+비거리 130m→3G 연속 안타…마음고생 심했던 오지환 "야구가 조금 재밌어지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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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오지환./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흥미를 많이 잃었었는데, 조금 재밌어지려고 한다"

LG 트윈스 오지환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6차전 원정 맞대결에 유격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1사구 2타점 2득점 1도루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6안타 3홈런 8타점 타율 0.316으로 펄펄 날아오르며 LG의 우승을 견인함과 동시에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던 오지환의 올 시즌 스타트는 매우 저조했다. 3월 한 달 동안 오지환은 6안타 타율 0.207로 허덕였고, 4월 일정이 시작된 후 조금씩 타격감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페이스가 떨어지는 등 19안타 1홈런 7타점 타율 0.24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현재도 성적만 놓고 봤을 때 활약은 인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지난 10일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이 시작된 첫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더니, 전날(11일) 다시 선발 라인업에 복귀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나아지는 모스블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날 오지환의 방망이가 그야말로 대폭발했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해결사'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오지환의 방망이는 첫 번째 타석에서부터 빛났다. 오지환은 1-2로 뒤진 2회초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롯데의 홍민기를 상대로 5구째 123km 커브를 힘껏 잡아당겨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게 경기를 출발했다. 팀의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지만, 세 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LG 트윈스 오지환./마이데일리
2024년 4월 2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열렸다. LG 오지환이 4회초 무사 1루서 2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리고 오지환은 2-3으로 근소하게 뒤진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롯데의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뒤 2루 베이스를 훔치며 스코어링 포지션을 만들어냈다. 이후 신민재의 안타에 3루 베이스에 안착한 오지환은 도루를 시도하던 신민재가 협살에 걸린 틈을 타 홈을 파고들면서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점수를 뽑아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네 번째 타석에서 오지환의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8회 2사 1루에서 오지환은 롯데 '특급유망주' 전미르의 3구째 127km 너클커브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 타구는 무려 170.7km의 속도로 비행하더니 사직구장 외야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 130m. 이 홈런으로 LG는 승기를 잡았고, 마운드가 2점차의 리드를 지켜내며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최근 부진 속에서 오랜만에 정말 야구에 대한 재미를 느꼈던 오지환.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오지환은 "오늘 경기를 할 때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 그동안 야구에 대한 흥미를 많이 잃었었는데, 조금 재밌어지려고 한다. 팀도 올 시즌 처음으로 5연승을 달리다 보니, 작년의 느낌이 많이 나서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재밌어졌다'는 말이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나타내는 듯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면서 가장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했었는데, 갑작스럽게 부진의 늪에 빠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타격감이 좋아질 때가 되면 연달아서 경기에 나갔어야 했다. 그런데 상대 투수가 좌투수라고 빠지곤 했다. 감독님께서는 배려를 해주시려고 했던 것이지만, 그러면서 감을 더 잃었던 것 같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쉬다가 잘 치기를 바라는 것은 어렵지 않나. 결국 경기에 나가야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오지환./마이데일리

결국 지난 10일 대타로 출전하면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고, 이후 선발 출전을 바탕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좋은 감을 되찾고 있다. 특히 홈런 상황은 자신이 원하는 타격을 제대로 해냈다. 오지환은 "(전미르의 커브를) 노리고 있었다. 전미르가 가장 자신이 있고, 수치상으로 가장 좋은 공이 커브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커브를 던질 것이라 생각했다. 못 치더라도 2아웃이었기 때문에 장타를 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커브를 노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미르의 너클 커브가 130km대의 빠른 커브라는 점까지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 결과는 베스트였다. 그는 "커브에 대한 궤적도 그려야 하지만, 커브는 낙폭 때문에 타이밍이 늦을 수도 있다. 그래서 빨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결국 노린 타구가 인플레이 타구로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더 빠르게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LG는 5연승을 달리면서 조금씩 작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오지환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미약하지만,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그는 "오늘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경기 자체가 재밌었다. 최근 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수 있었는데, 결국 (김)현수 형이 잘 이끌어줬고, 팀 선수들끼리 잘 뭉쳤다"며 "내가 상(조모)을 당하고 와서 팀이 연패에 빠졌었다. 그래서 마음의 짐이 있었는데, 다시 연승을 타게 돼 다행"이라고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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