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실책 연발' 방전된 김영권 "내 실력이죠…실수 안 하겠습니다"
그에서만 3골 헌납…김천전서도 PK 내줘…울산 2-2 아쉬운 무승부
김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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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김영권(울산)은 잠깐 멈춰서 인터뷰에 응해달라는 말에 "KTX 시간이 다 돼서"라며 멋쩍게 웃었다.
울산 HD 다른 선수들도, 김영권 본인도 모두 구단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다음날 훈련을 해야 하는데 KTX를 타고 홀로 서울로 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이렇게 말이 헛나올 정도로 김영권 본인도 자신의 경기력에 당황스럽고 실망스러워하는 눈치였다.
김영권은 오래 한국 축구의 최후방을 지켜온 국가대표 센터백이다.
A매치 111경기(7골)를 소화해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월드컵 무대에 3번이나 섰고, 골도 2골이나 넣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영권은 분명히 '그 김영권'이 아니다.
크고 작은 실수가 너무나 잦다.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공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곤 한다.
울산은 김영권의 실수로 올 시즌 리그에서만 3차례 실점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3라운드(3-3 무), 대전하나시티즌과 5라운드(0-2 패)에서 실점의 빌미가 되는 실책을 저질렀다.
김영권의 실책은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 12라운드 홈 경기에서도 반복됐다.
페널티지역에서 이미 공격수가 지나갔는데도 무리하게 태클을 시도했다가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것이 김천 김대원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이어졌다.
김영권은 후반 6분 울산이 2-1로 앞서나가게 하는 헤더 골을 넣어 '결자해지' 하는 듯했다.
그러나 김천이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넣어 울산의 승리가 날아갔고, 결과적으로 김영권의 'PK 헌납'은 더욱 아쉬운 실책으로 남았다.
많은 기자가 믹스트존에서 김영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김영권은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믹스트존에 들어섰고, 취재진의 부름에 응하지 않은 채 빠져나가려 했다.
그래도 김영권은 프로 15년 차 베테랑이었다. 거듭된 요청에 김영권은 기자들 앞으로 와 질문에 응하는 책임감을 보였다.
눈이 붉게 충혈된 김영권은 거듭된 실수에 대해 "뭐 내 실력이다. 특별하게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열심히 하겠다. 내가 더 실수를 안 하겠다"면서도 "솔직히 다음에 또 이런 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 축구라…"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영권은 지난겨울 전혀 못 쉬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소화했고, 곧이어 울산에서 주축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버거운 일정을 소화하는 건 국가대표 선수라면 누구나 감당해야 할 몫이다.
다만, 만 34세 김영권에게는 많이 무거운 짐일 수 있다.
김영권은 "(쉬지 못한 것도) 사실인데, 그걸 여기 계신 기자님들은 알아주시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몰라주시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요?"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어 "그래서 핑계처럼 들릴까 봐 사실 그런 말을 굳이 안 하기도 했다"면서 "몰라주시는 분들은 아무리 말해도 몰라주신다. 스스로 잘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알아주시는 분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다음 경기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감독은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영권의 실수와 관련한 질문에 "경기를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면서 "이슈로 다룰만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