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독 전 자수하면 ‘그린 카드’... 많이 모으면 무슨 일이?

비디오 판독 전 자수하면 ‘그린 카드’... 많이 모으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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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 경기 중 그린 카드를 꺼내는 심판. /KOVO
지난 6일 2024 통영·도드람컵(KOVO컵) 프로 배구 대회 여자부 결승전. 경남 통영 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정관장이 맞붙었다. 4세트 현대건설이 21-16으로 앞선 상황. 정관장 외국인 선수 메가(인도네시아)가 후위에서 때린 스파이크가 라인 바깥으로 벗어났다. 상대 블로커에게 맞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는 아웃 판정이 나오자 정관장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하겠다는 신호를 심판진에게 보냈다. 이때 메가 공을 막기 위해 뛰어올랐던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위파위(태국)가 주심을 향해 손을 들어 보였다. 공이 자기 손가락을 맞고 나갔다고 인정한 것. 주심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초록색 카드를 꺼내 들어 보였다. 비디오 판독 없이 정관장 득점으로 판정이 바뀌었다.

위파위가 받은 초록색 카드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올 시즌부터 도입하는 ‘그린 카드(Green Card)’다. V리그 정규 리그 개막 전 열린 KOVO컵에서 시범 운용했다. 그린 카드는 주심 혹은 팀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있을 때, 선수가 먼저 반칙을 인정하고 손을 들 경우 해당 선수에게 주어진다. 공이 자기 몸을 맞고 나갔는지(터치아웃), 자기 몸이 네트를 건드렸는지(네트터치) 등을 ‘자수’하라고 독려하는 제도다. 배구 경기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높이고, 불필요한 비디오 판독 시간을 줄여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걸 목표로 한다. 그린 카드는 6일 끝난 KOVO컵에서 남자부 경기에선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고, 여자부에선 9차례 나왔다. 지난 3일 GS칼텍스와 벌인 A조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터치아웃을 인정한 페퍼저축은행 이예림이 ‘1호 그린 카드’ 주인공이었다.

그린 카드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지난해부터 VNL(발리볼 네이션스 리그),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도입한 제도다. ‘한국 배구 국제화’를 목표로 삼은 KOVO가 올 시즌부터 국내 프로 배구에 도입했다. VNL에선 가장 많은 그린 카드를 받은 팀에게 팀 상금 3만달러(약 4000만원)를 지급한다. 금전 보상으로 페어플레이를 유도하자는 의도를 담았다.

한국 V리그에선 그린 카드를 페어플레이상 선정에 반영한다. 기존엔 기자단·심판·감독·주장 등의 투표 80%에 페어플레이 관련 팀 기록 20%를 반영해 이 상을 줬는데, 투표 반영 비율을 50%로 줄이고 그린 카드 점수를 30% 반영하기로 했다. 시즌 동안 받은 그린 카드 숫자에 따른 순위별 점수를 차등 부여하는 방식이다. 개인이 아니라 팀에 주는 상이고, 상금도 300만원이라 금전적으로 대단한 유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장경민 KOVO 홍보팀장은 “페어플레이 문화를 정착시키고 경기 시간을 줄이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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