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축제인가요? 장례식입니다' 강등 확정 그라나다 팬들, 경기도 안 보고 '뒤돌아 방방'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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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15:45
그라나다 팬들은 일류였다.
12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의 에스타디오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2023-2024 라리가 35라운드를 치른 그라나다가 레알마드리드에 0-4 대패를 당했다.
이 경기를 치르기 몇 시간 전 그라나다는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승점 32점으로 리그 17위에 있던 마요르카가 라스팔마스에 1-0으로 이기며 승점 35점이 됐고, 그라나다는 리그 17위 라요바예카노(승점 34)와 격차가 13점이 되며 남은 4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잔류할 수 없게 됐다.
경기 전에는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레알에 파시요(Pasillo, 가드 오브 아너)를 진행했다. 그라나다 선수들은 통로 양 옆에 도열해 레알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강등당했음에도 최선의 예를 다하는 스포츠 문화 존중을 보여줬다.
그라나다는 선수들만큼 팬들도 스포츠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라나다 팬들은 경기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경기장에서 등을 돌린 채 어깨동무를 하며 뛰는 이른바 '포즈난' 응원을 펼쳤다. 보통은 응원하는 팀의 승리가 가까워졌을 때 하는 세리머니지만, 이날 그라나다 팬들은 경기 결과는 관계 없다는 듯 포즈난을 즐겼다. 강등에 대한 항의 차원이든, 응원 자체를 즐기겠다는 의미든 스포츠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경기는 두 팀 모두 동기부여가 어느 정도 떨어졌기 때문에 더 좋은 전력을 가진 레알이 그라나다를 일방적으로 제압하는 모양새였다. 레알은 전반 38분 브라힘 디아스가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프란 가르시아가 마무리하며 앞서나갔다. 전반 추가시간 2분에는 가르시아가 왼쪽에서 올린 컷백을 아르다 귈러가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만들었다.
레알은 후반에도 멈추지 않았다. 후반 4분에는 디아스가 하프라인에서부터 공을 몰고 상대 수비를 제친 뒤 페널티박스 안에서 가까운 골문으로 공을 차넣었다. 디아스는 후반 13분 모드리치가 오른쪽에서 건넨 패스를 빙글 돌아 잡아낸 뒤 터닝슛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레알의 일방적인 공세는 경기 내내 이어졌고, 정규시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음에도 아무도 항의하지 않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