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이것이 축구의 낭만' 강등의 아픔 잠시 잊고, 상대팀 전설에게 기립박수 보낸 팬들

[카토커]'이것이 축구의 낭만' 강등의 아픔 잠시 잊고, 상대팀 전설에게 기립박수 보낸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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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화면로이터연합뉴스AFP연합뉴스[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번 주말 스페인에선 축구의 낭만, 성숙한 팬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등장했다.

12일(한국시각) 스페인 그라나다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열린 그라나다와 레알 마드리드의 2023~202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후반 25분, 레알의 베테랑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토니 크로스와 교체하기 위해 사이드라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그라나다 팬들이 너도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모드리치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기립박수는 팬들이 선수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 모드리치도 관중석을 둘러보며 박수로 화답했다. 모드리치는 경기 후 예상치 못한 상대팀 팬들의 환대에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그라나다 팬들은 이미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터라 속이 말이 아닌 상황이었다. 모드리치가 벤치로 물러날 때, 전광판에는 0-4라는 숫자가 찍혀있었다. 전반 38분 프란 가르시아, 전반 추가시간 2분 아르다 귈러, 후반 4분과 13분 브라힘 디아스가 연속 득점했다.

AP연합뉴스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그라나다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화가 날 법도 했지만, 팬들은 상대팀 전설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이날은 '레알 12년차' 모드리치가 레알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그라나다 홈구장을 방문한 날이 될 공산이 크다는 걸 팬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스페인 일부 매체는 모드리치가 올 시즌을 끝으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떠난다고 보도했다. 이에 모드리치측은 결별 루머에 대해 다음주면 모든 게 명확해질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모드리치는 미국프로축구(MLS)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올 시즌 라리가 조기 우승을 확정한 레알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그라나다 선수들로부터 '가드 오브 아너'를 받았다. 이에 레알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따뜻하게 환영해줘서 감사하다. 이른 시일 내에 라리가에서 다시 보기를 바란다"며 승격을 기원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라나다는 올 시즌 35경기에서 4승에 그치는 부진을 씻지 못하고 조기 강등이 확정됐다. 하지만 팬들은 이날 경기에서 단체로 등을 지고 응원하는 '포즈난'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K리그가 물병 투척 사건으로 시끌시끌한 이때, 큰 울림을 주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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