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아깝다 10-10 달성!' 손흥민의 토트넘, '4연패 탈출+UCL 진출' 희망의 불씨 살렸다
현대티비
0
93
05.12 13:50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IF기자단>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IF기자단>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만나기만 하면 좋은 기억을 선사해 준 팀을 만난 '번리 킬러' 손흥민. 최전방과 왼쪽 측면을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을 4연패의 늪에서 견인했지만, 개인 통산 3번째 10골-10도움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토트넘 훗스퍼는 1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7라운드에서 번리에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승점 3점(총점 63점)을 획득,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놓고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반면 번리는 이날 경기 패배로 2부 챔피언십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홈팀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캡틴' 손흥민을 필두로 공격진은 브레넌 존슨, 제임스 메디슨, 데얀 클루셉스키가 호흡을 맞췄고, 중원은 파페 사르, 비수마가 지켰다. 4백은 올리버 스킵,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나섰고, 골문은 수호신 비카리오가 지켰다. 손흥민은 경기에 앞서 허벅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확정된 히샬리송 대신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나섰고, 이날 경기는 토트넘의 레전드 '테리 메드윈'에 대한 추모로 시작됐다.
토트넘은 UCL 진출권을 놓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으나, 예상과 달리 경기의 흐름은 팽팽히 흘러갔다. 전반 3분 손흥민이 역습 드리블 돌파 후 메디슨에게 골을 건넸지만, 메디슨의 공은 수비에 막혀 튕겨 나갔다. 이어 위협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전반 5분 오도베르의 크로스를 비티뉴가 위협적인 헤더로 골문을 겨냥했다. 비카리오가 이를 재빠르게 막아냈고, 땅에 튕겨나온 공을 로메로가 걷어냈다.
손흥민의 슈팅이 연속으로 빗나갔다. 전반 22분 손흥민의 왼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약하게 굴러갔고, 이어진 전반 24분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은 골대 왼쪽으로 아쉽게 벗어났다.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고도 먼저 실점했다. 전반 25분 번리의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패스를 받은 라르센이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내줬다.
토트넘이 재빠르게 따라갔다. 전반 31분 포로의 화끈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 전반 34분 존슨이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은 아쉽게 골대의 옆그물을 때렸다. 그렇게 포로의 동점 골로 전반전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화끈한 승부는 계속됐다. 후반 4분 메디슨이 슈팅을 시도했으나 회전을 그리며 코너로 흘러갔다. 이어 후반 5분 손흥민이 골문을 노렸지만, 수비 블록에 막혀 튕겨나갔다.
다시 토트넘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9분 스킵이 공을 뺏기며 옐로카드와 상대의 역습을 바꿨다. 번리의 프리킥 기회로 찾아온 세트피스 상황, 라르센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비카리오가 정면으로 잡아냈다. 후반 11분에는 오도베르의 오른발 슈팅을 비카리오가 막아내며 위기를 모면,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높게 휘어진 공을 헤더로 연결했으나 땅에 부딪혔고, 토트넘의 골대 윗 그물에 맞았다.
토트넘이 결정적 찬스를 날렸다. 후반 13분 존슨의 공간 패스를 이어받은 메디슨이 직접 왼발로 슈팅을 때렸지만, 무리치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9분에는 로메로의 날카로운 헤더가 무리치에 막혔다. 후반 26분 손흥민의 턴 드리블 후 건넨 패스를 포로가 정확한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이에 후반 28분, 마음이 급해진 토트넘이 한번에 교체 카드 3개를 가동했다. 스킵, 클루셉스키, 비수마가 나가고 드라구신, 스칼렛, 벤탕쿠르가 교체 투입됐다.
손흥민의 도움 달성은 빈번히 날아갔다. 후반 32분 손흥민의 패스를 왼쪽 풀백으로 변신한 반 더 벤이 오버래핑하며 슈팅을 때렸지만, 무리치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후반 33분 손흥민의 패스를 존슨이 마무리하지 못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아쉽게 날렸다.
토트넘이 결국 역전골을 만들었다. 후반 37분 메디슨의 어시스트로 반 더 벤이 위기의 토트넘을 구해냈다. 왼쪽 풀백으로 전환한 반 더 벤은 왼발로 정확하게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고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승리로 끝이 났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17골 9도움을 기록 중이다. 번리전에서 1도움 추가 시 개인 커리어에 있어 PL 통산 3번째 '10-10클럽' 가입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으나, 공격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하며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유독 번리에 강했던 손흥민이기에 경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이전 경기들에 비해 적극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반 42분 손흥민의 왼발 슈팅은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됐고, 후반 33분 허를 찌른 손흥민의 슈팅은 존슨의 발을 맞고 골문 옆을 비껴 나갔다. 비록 아쉽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손흥민은 풀타임 출전하며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영국 축구 전문 매체 '풋볼 런던'으로부터 팀 내 가장 낮은 평점 6점이라는 아쉬운 점수를 부여 받았다. "좋은 득점 기회를 제공했으나, 스스로 공격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가 받은 지원은 좋지 못했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번리 상대로 좋은 기억이 많은 손흥민이었다. 토트넘 이적 후 번리를 상대로 13경기 10승 1무 2패를 기록, 6골 3도움으로 9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2019-20시즌에는 번리전 '70M 단독 드리블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 상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번리와의 맞대결에서는 시즌 리그 첫 해트트릭을 달성, 9월 PL 이달의 선수에도 선정 된 바 있어 기대가 더욱 컸다.
지난 9일 전 세계 프로축구 공격수 수비 가담률 분석 결과 1위에 오른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도 활동 폭이 넓었다. 팀 내 최다인 키 패스 5회를 기록, 수비 가담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손흥민은 풀타임 90분을 소화하며 볼 터치 59회, 패스 성공률 89%(44회중 39회 성공), 키패스 5회, 슈팅 4회, 유효 슈팅 1회를 기록했다. 평점은 7.5점으로 팀 내 5번째로 가장 높은 점수였다.
2019-20시즌 11골 10도움, 2020-21시즌 17골 10도움을 달성한 손흥민은 남은 2경기에서 1도움 추가 시, 통산 3번째 '10골-10도움'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PL에서 세 시즌 이상 10골-10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웨인 루니,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 모하메드 살라, 디디에 드로그바까지 단 5명 뿐이다. 현재 PL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살라가 유일하다. 이번 시즌 아스톤 빌라의 올리 왓킨스(19골 12도움), 뉴캐슬의 앤서니 고든(10골 10도움)을 이은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토트넘의 UCL 진출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 전승을 한다는 가정 하, 아스톤 빌라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현재 승점 차는 7점으로 토트넘이 2승 1무 이상, 빌라가 남은 경기 2연패를 기록한다면 4위가 바뀔 가능성이 열려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빌라가 남은 경기에서 전부 미끄러지길 바라야 하는 상황.
그러나 손흥민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번리전을 앞두고 UCL 진출에 대한 질문에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 축구에서는 때때론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던 손흥민. 일단 번리전 승리로 4위 진출 희망의 불씨를 살렸고, 더 이상의 패배는 용납되지 않는다. 앞으로 토트넘의 남은 상대는 맨시티와 셰필드. 아스널과의 치열한 우승경쟁 중인 맨시티와의 경기는 전승만이 희망인 토트넘에게 쉽지 않을 상대다.
이제 토트넘은 남은 경기 전승을 거둬 UCL 진출 희망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캡틴' 손흥민이 팀의 UCL 진출권 확보와 개인 커리어 3번째 '10골-10도움'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이뤄내는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