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좌절' GS칼텍스가 보여준 희망과 과제

'결승 좌절' GS칼텍스가 보여준 희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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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5일 컵대회 4강서 정관장에 2-3 패... 결승진출 실패정관장이 GS칼텍스를 꺾고 5년 만에 컵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5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GS칼텍스 KIXX와의 4강전에서 세트스코어 3-2(23-25,25-20,23-25,25-17,15-10)로 승리했다. 조별 리그부터 3번의 풀세트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정관장은 지난 2019년 순천대회 이후 5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6일 결승전에서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상대로 6년 만에 컵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정관장은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와 아시아쿼터 메가왓티 퍼티위가 나란히 21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표승주가 17득점, 정호영이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1득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이에 맞선 GS칼텍스는 지젤 실바가 32득을 퍼부으며 고군분투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이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꼴찌 후보'로 분류되던 GS칼텍스는 컵대회 선전으로 V리그를 앞두고 희망을 발견했다.

시즌 끝난 후 주력 선수 대거 이탈
 

▲  실바(가운데)는 단순한 외국인 선수가 아닌 GS칼텍스의 맏언니이자 리더로 자리잡았다.
ⓒ GS칼텍스 KIXX


2022-2023 시즌 7개 구단 중 5위(16승20패)에 머물며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한 GS칼텍스는 절치부심했던 지난 시즌에도 18승18패로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0-2021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후 꾸준한 하향세를 그리던 GS칼텍스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2016년부터 8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던 차상현 감독(SBS스포츠 해설위원)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GS칼텍스의 진짜 악재는 시즌이 끝난 후에 터졌다. GS칼텍스의 주장이자 GS에서 9시즌 동안 활약했던 프랜차이즈스타 강소휘가 3년24억 원의 거액을 받고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로 이적했고, 역시 GS칼텍스에서 10년 넘게 활약한 한다혜 리베로도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유니폼을 입었다. 여기에 최은지마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로 팀을 옮기며 FA 선수 4명 중 3명이 팀을 떠났다.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던 리그 최고령 선수 정대영이 현역 생활을 마감했고 프로에서 17시즌을 보낸 '민트보스' 한수지 역시 부상과 자녀계획 등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에 189cm의 장신 미들블로커 문명화(대구시청)와의 계약마저 결렬되면서 GS칼텍스는 토종 에이스와 주전 리베로, 그리고 미들블로커 3명이 동시에 팀을 떠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FA시장에서 김주향을 3년 총액 7억2000만원에 영입하며 강소휘가 빠진 아웃사이드히터 자리를 보강한 GS칼텍스는 팀을 떠난 FA 2명에 대한 보상 선수로 젊은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서채원을 지명했다. 미들블로커 출신 이영택 감독이 기존의 오세연과 함께 젊은 미들블로커 유망주들을 육성해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외국인 선수는 당연히 지난 시즌 득점왕 실바와 재계약했다.

지난 시즌 7개 구단 중 아시아쿼터의 혜택을 가장 누리지 못했던 GS칼텍스는 이번 시즌에도 가장 늦은 7순위 지명권을 뽑았다. 하지만 다른 구단의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지명이 중국 선수들과 미들블로커 포지션에 집중되면서 GS칼텍스는 호주와 독일의 이중 국적을 가진 194cm의 장신 아웃사이드히터 스테파니 와일러를 지명할 수 있었다. 지명순번을 고려하면 썩 나쁘지 않은 지명이었다.

기대 이상 선전, 리시브는 보완 필요
 

▲  GS칼텍스가 V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의 서브리시브가 대단히 중요하다.
ⓒ GS칼텍스KIXX


GS칼텍스는 '컵대회 절대강자'로 부르기에 부족하지 않은 팀이다. 실제로 GS칼텍스는 컵대회에서 통산 6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엄청난 강세를 보인 바 있다. 특히 2020년대로 범위를 좁히면 GS칼텍스는 2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4년 동안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약해진 전력과 컵대회 강세가 부딪히는 올해 컵대회에서 GS칼텍스의 성적에 배구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GS칼텍스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도로공사와 현대건설, 페퍼저축은행을 차례로 꺾고 3연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했다. GS칼텍스는 주장 유서연과 세터 안혜진이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리그 최고의 거포 실바가 건재한 기량을 뽐냈고 아시아쿼터 스테파니도 공격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김지원 세터 역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안혜진 세터의 공백을 느낄 틈이 없었다.

5년 연속 컵대회 결승 진출을 노리던 GS칼텍스의 도전은 5일 4강에서 정관장에게 패하며 아쉽게 멈추고 말았다. 공격에서는 부키리치와 메가로 이어진 쌍포가 버틴 정관장에 크게 밀리지 않았지만 14.42%에 그쳤던 리시브 효율이 치명적이었다. 특히 조별리그 3경기에서 58득점으로 맹활약했던 스테파니는 준결승에서 공격성공률 36.84%로 8득점, 수비에서는 16.13%의 리시브 효율에 그쳤다.

사실 194cm의 장신 스테파니에게 임명옥 리베로나 문정원(이상 도로공사)급의 수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득점왕 실바가 오른쪽에 버티고 있는 GS칼텍스에서 스테파니는 운명적으로 서브 리시브를 받는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해야 한다. 만약 스테파니가 V리그 개막 후에도 서브 리시브에서 계속 약점을 보인다면 나머지 6개 팀들은 스테파니에게 목적타 서브를 집중할 것이다.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실바가 맏언니(1991년생), 아시아쿼터 스테파니가 둘째(1996년생)일 정도오 선수단의 평균 연령이 낮은 팀이다. 컵대회의 기세가 V리그까지 이어지면 충분히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컵대회에서 드러난 약점이 V리그에서 극대화되면 하위권을 전전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이영택 감독과 GS칼텍스 선수단이 V리그 개막까지 남은 2주를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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