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인천 서포터석에서 날아온 물병…김기동 감독 “다칠 수 있던 상황, 자제했으면 어땠을까”
서울 김기동 감독. 제공 | 프로축구연맹 |
[스포츠서울 | 인천=강예진 기자]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다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제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FC서울은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2-1 승전고를 울렸다. 승점 15(17골)를 쌓은 서울은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기동 서울 감독은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이 선수들에게 힘을 줘서 고맙다. 승리하지 못하면서 팬들에게 미안했는데, 승리를 안겨드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흐름을 상대에게 내줬고, 퇴장이라는 변수에 잘 대응해 역전할 수 있었다. 다만 분위기를 조금 더 이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상대의 역습에 당황하면서 위험한 상황을 내줬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흐름을 가져갈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승리한 점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황도윤이 그간 잘해줬지만, 오늘은 연결 플레이가 끊기면서 분위기에 위축됐다. 흐름을 내줬다. 라커룸에서 골을 먹고 정신을 차리냐고 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해야 했다. 실점 후 경기가 풀렸다. 처음부터 그런 흐름을 챙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전에 고전한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가 공을 때려놓으면서 세컨볼을 우리가 잡지 못하다 보니, 이 경기 놓치면 안된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보다 지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선수들에게 컸다. 팔로세비치와 박동진의 슛이 골로 연결됐으면 좋았겠지만, 선수들이 안정감을 더 챙기려고 했다. 뒤로 물러나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내줬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시즌 처음으로 선실점 후 승점 3을 챙겼다. 김 감독은 “위닝 멘털리티가 있는 팀은 선실점이든, 선득점이든 끝까지 이기려는 마음이 강하다. 우리는 아직까지는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많이 탄다. 잘 될 땐 잘하고, 안 될 땐 확 처진다. 그런 부분을 바꾸는 시기고, 나도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을 멘탈적으로 잡아주고 있다. 선실점 후 챙긴 승리가 그런 것들을 바꾸는 데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윌리안이 맹활약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그는 동점골은 물론 인천의 자책골까지 연결하면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 감독은 “항상 선발 구상 안에는 있지만, 팀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는 지켜봐야 한다. U-22 자원을 4명이나 선발로 쓰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 안된다면 경기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윌리안이 인지했는지 적극적으로 수비했다. 계속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팀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승모가 시즌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 감독은 “퇴장이 없었으면 들어갈 기회는 없었다. 7개월 만의 복귀다. 상대가 한 명이 없으면서 여유롭게 적응할 수 있는 찬스라고 봤다. 아니나 다를까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응 속도, 패스 타이밍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인 건 승점을 챙기면서 적응할 시간을 벌었다.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성용이가 문제가 생겼을 때 승모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과열됐다. 경기 후 인천 서포터즈들이 물병을 대거 투척하면서 기성용과 이승준 등의 선수들이 부상을 입을 뻔했다. 기성용은 급소를 맞아 고통스러워하는 장면까지 잡혔다. 김 감독은 “더비상 분위기는 과하지만 않다면 흥분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선수들이 다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존중해줬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다. 물병에 무게감이 있었다. 성용이가 급소에 맞은 것 같아서 순간적으로 고통이 있었던 것 같다.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다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제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