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협회가 계속 방치했던 3대3 농구 ‘선수 선발 논란’···이승준 감독, 결국 자진 사퇴
이승준. KBL 제공
이승준 3대3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이 10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감독은 3월 초 3대3 남자농구 국가대표 감독 공개 모집에 지원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으나 불과 2개월 만에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킨 끝에 사퇴했다.
이 감독은 선수 선발과 관련해 잡음을 일으켰다. 먼저 3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앞두고 A라는 선수를 선발했다. A는 이 감독이 강력히 요구해 뽑은 선수지만 대회가 끝난 뒤에 이 감독과 같은 농구 아카데미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농구 아카데미의 코치는 이 감독, 이 감독의 동생 이동준, 그리고 A까지 3명이었다.
이 A라는 선수가 실력이 있는 선수였다면 문제가 괜찮았지만, A가 아시아컵에서 수준 이하의 경기력으로 한국보다 세계 랭킹에서 한참 밀린 스리랑카, 인도네시아에 연패하는 빌미를 제공, 결국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이유가 됐다.
이 감독은 지난달 3대3 경기력 향상 위원회에 참석해 “논란이 된 선수가 같은 코칭 아카데미에 근무했던 것은 맞다. 그 선수가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인정한다”며 “대표팀을 맡으면서 코칭 아카데미를 떠났기 때문에 안일하게 생각했다. 보다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력 향상 위원회가 끝난 뒤에도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이 감독에 대한 징계는 물론, 아무런 후속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 지금의 3대3 경기력향상위원회 체제로 다음 대표팀 감독을 다시 뽑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농구계 안팎의 우려가 크다.
이 감독은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저는 3대3 남자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납니다. 16년 전 저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면서 한국을 대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대표팀을 위해 희생하고 열심히 일하며 피를 흘렸습니다”라고 밝힘과 동시에 “이번에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인생과 같이 스포츠는 결과를 미리 볼 수 없기에 그 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일에 대한 어떤 해명과 사과도 담기지 않은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