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김민재 투입 왜?”...“호러쇼, 평점 2점” 김민재 향한 도 넘은 마녀사냥...이게 맞나?
“김민재를 왜 투입했는지 모르겠다” “호러쇼다.”
바이에른 뮌헨의 UCL 결승 진출 실패를 두고 교체로 14분을 뛴 김민재(28)를 향한 도 넘은 마녀사냥이 이어지고 있다. 2차전 패배에 김민재의 잘못이 있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체 배경부터 근거 없는 실점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모습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패배했다. 이로써 1,2차전 합계 3-4로 뒤진 뮌헨은 결승행이 무산됐다.
김민재의 뮌헨 이적 첫 챔피언스리그는 4강에서 마무리됐다. 사진(마드리드 스페인)=AFPBBNews=News1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김민재(앞)가 2023-24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 공격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김민재는 후반 31분 투입 돼 14분을 뛰었다. 추가 시간까지 포함하면 약 25분 정도를 뛰며 활약했다. 특히 한 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이날 내내 선방쇼를 펼쳤지만 동점을 허용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실수를 꼬집은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의 인터뷰가 크게 화제가 됐다.
경기 종료 후 투헬 감독은 “고통스럽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면서 “패배와 탈락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이지만, 현실이다. 이 경기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헬 감독은 “노이어는 레알을 상대로 엄청난 선방을 펼쳤고, 경기 내내 뛰어난 활약을 했지만, 100년 동안 나오지 않을 실수를 저질렀다”라며 공개적으로 노이어의 실책을 비판했다.
실제 뮌헨은 1차전 무승부에 이어 2차전도 후반 23분 알폰소 데이비스의 선제골로 앞서며 경기 도중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후반 39분 공격진 에이스인 해리 케인과 자말 무시알라를 에릭 막심 추포-모팅과 토마스 뮐러로 교체하는 이해할 수 없는 안일한 결정을 내렸고, 이후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토마스 투헬 - 김민재. 사진=ⓒAFPBBNews = News1이후 완전히 레알에 공격 주도권을 내준 뮌헨은 교체로 들어온 호셀루에게 후반 43분, 추가시간 2분 연거푸 골을 내주고 쓰린 패배를 당했다.
특히 후반 43분 노이어는 레알 비니시우스의 평범한 중거리 슈팅을 확실하게 펀칭하지 않고 어설프게 잡으려다 볼이 튀었고 이 공이 골문 앞으로 흐르게 됐다. 그리고 호셀루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어넣으면서 동점골을 내줬다. 이어 추가시간 2분에 호셀루에게 다시 실점을 허용하면서 쓰린 패배를 당했다.
투헬 감독이 바로 후반 43분 이 실점 내용을 공개 비판한 것이다. 1차전 종료 후에도 투헬 감독은 2실점에 관여했던 많은 뮌헨 선수들이나 전술적으로 완벽하게 당했던 내용에 대해 인정하는 대신 김민재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패배의 책임을 돌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독일을 비롯한 유럽 언론에선 추가로 후반 39분 케인과 무시알라를 모두 뺀 안일한 투헬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또한 이날 무려 5차례의 선방쇼를 펼쳤던 노이어를 공개 비판한 것이 과연 온당한 처사인가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이 경기 후반 해리 케인과 자말 무시알라 등을 뺀 교체에 대해서 현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사진(마드리드 스페인)=AFPBBNews=News1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재를 비판하는 일부 언론도 존재했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해당 경기를 리뷰하면서 “후반전 김민재가 투입된 뒤 뮌헨이 내리 2실점을 내줬다. 김민재는 또다시 호러쇼를 펼쳤다”라며 2실점 과정에 김민재의 실책이 컸다는 식으로 깎아내렸다.
기브미스포츠는 평점 10점 만점 가운데 단 2점을 매기면서, 경기 막바지 투입 되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던 뮌헨의 토마스 뮐러나 에릭 막심 추포-모팅 등보다도 못한 평가를 했다.
하지만 사실 경기 내용을 놓고 보면 2실점 과정에서 김민재의 실책은 거의 없었다. 실책 이후 역습이나 세트 피스 등 김민재가 개입한 시퀀스에서 실점 상황이 벌어진 것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김민재를 포함한 수비진 전체가 실점 상황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실상 후반 34분부터 리드를 지켜 잠그기에 들어간 투헬 감독의 전술을 고려하면 실점 책임은 팀 전체에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김민재 투입 이후 2실점이 나왔다는 상황만을 끼워 맞춰 무리하게 김민재를 혹평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억지 까내리기’와 달리 통계상으로 김민재는 짧은 시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걷어내기, 가로채기, 태클 등을 각각 1회씩 성공하는 등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또한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고 말았지만 코너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헤더 슈팅을 선보이며 제공권 확보와 공격에도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 사진=ⓒAFPBBNews = News1스포츠 전문매체 디 어슬레틱도 “투헬 감독은 도대체 김민재를 왜 투입했을까”라며 김민재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는 뮌헨과 레알의 양 팀 사령탑 후반 교체 카드 선택이 이들의 운명을 갈랐다는 것을 지적한 것. 그런데 더 문제가 컸던 케인과 무시알라의 교체가 아닌 후반 31분 르로이 자네 대신 김민재가 들어간 상황을 문제 삼았다.
리드를 잡은 상황 공격수를 빼고 수비적인 스리백을 투입한 뮌헨이 역전을 당하고, 후반 교체 투입된 호셀루가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투헬 감독과 안첼로티 레알 감독의 선택의 명암이 갈린 것은 사실이다. 또한 케인과 무시알라와 같은 이날 활약이 뛰어났고, 뮌헨의 공격진 에이스인 이들이 빠지면서 뮌헨이 후반 득점 이후 경기 주도권과 반격의 가능성을 모두 빼앗긴 것도 사실이다.
김민재. 사진=ⓒAFPBBNews = News1하지만 결론적으로 김민재는 스리백 일원으로 팀에 기여하고, 준수한 활약을 하고도 마치 팀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패배의 원흉처럼 몰려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뮌헨은 이번 시즌 무관이 확정됐다. 분데스리가 12연패가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에 막혔다. DFB포칼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다. UCL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준결승에 올랐지만 레알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투헬 감독의 한계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전술적인 참신함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준 것은 물론, 약점이었던 선수단 관리에서도 여러 잡음을 드러냈다. 우승 실패를 포함해 UCL 탈락의 과정에서도 선수 탓만 하는 한심한 모습만 보였다.
그리고 뮌헨의 시즌 후반 부진과 실패와 맞물려 경기력이 아시안컵 차출 이전보다 떨어진 김민재가 희생양이 된 모습. 이제는 뮌헨의 모든 실패의 원인을 김민재 탓으로 돌리는 ‘미친’ 수준의 반응까지 나오고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