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었다"...'니느님' 니퍼트, 눈물로 전한 진심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초로 100승 고지를 밟았던 레전드 투수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43)가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팬들을 향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니퍼트는 지난 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 출연해 2017년 시즌 종료 후 두산과 재계약이 되지 않았던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2017년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내가 안 좋은 선수라고 생각은 안했다”며 “난 늘 내가 두산 선수라고 생각했고,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재계약 연락이 오지 않았던 거다. 그 때 나쁜 생각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KBO리그 7년 차였던 2017년 14승 8패 평균자책점 4.06의 성적을 기록했다. 만 36세 시즌에도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11위, 최다 이닝(179⅔이닝) 8위, 탈삼진 2위(161개)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5⅓이닝 6실점(5자책) 패전을 기록했고 ,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94(11⅓이닝 10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두산은 그해 KIA 타이거즈에게 1승 4패로 밀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니퍼트에게 두산은 7년을 함께했던 팀이었던 만큼 애정이 남달랐다. 두산 팬들 역시 외국인 선수 최초로 영구결번까지 추진했던 니퍼트의 재계약 불발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니퍼트는 당시 끝까지 자신을 응원해줬던 두산 팬들을 떠올리며 “난 평범한 사람이고 그저 야구 선수일 뿐인데 그렇게 큰 사랑을 받다니 정말 너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나를 잊어주지 않아 감사하다. 나 역시도 절대로 팬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잠실야구장은 내 집 같이 느껴진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선수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두산 팬들로부터 ‘니느님’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2011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은 니퍼트는 데뷔 첫 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2016년에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의 특급 성적을 거두며 외국인 선수 역대 4번째로 KBO리그 MVP를 차지했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특히 2015년은 어깨 부상으로 시즌 중 재활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가을야구에 맞춰 복귀, 맹활약을 펼치며 두산이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두산에서 7시즌 동안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한 니퍼트는 2018년 KT 위즈에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4.25의 성적을 남긴 뒤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KBO리그 8시즌 통산 성적은 214경기 102승 51패 평균자책점 3.59, 1,291⅓이닝 1,082탈삼진 등.
한편, 니퍼트는 JTBC ‘최강야구’를 통해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기쁨을 전하기도 했다. ‘최강야구’ 함께 출연하는 정근우가 “현역 때 152~3km/h 정도 던졌던 것 같은데 지금은 왜 안 나오냐”고 농담을 하자 니퍼트는 “올해 연습을 많이 하고 있으니 150km/h는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이제 ‘최강야구’의 몬스터즈가 내 팀이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근우의 야구인생’에서 니퍼트는 두산 시절 영광의 순간들과 KBO 은퇴 시즌을 함께한 KT에 대한 고마움 등 현역 시절 다양한 이야기를 다소 부족하지만 솔직한 우리말로 진심을 다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