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금3개 수모’ 칼 간 일본, 올림픽 4위 넘본다
현대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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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02:40
이웃 나라 일본의 국제 스포츠 경쟁력은 한국을 추월한 지 오래다.
일본은 남녀농구와 남자배구·여자하키 등 다양한 구기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남자 축구도 파리행이 유력하다. 미국 데이터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일본이 7월 파리올림픽에서 금 17개(은 15·동 24개)를 따 종합 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 스포츠는 뒷걸음치고 있다. 특히 남자 유도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파리올림픽에서 전 체급 출전에 실패했다. 대한유도회 선찬종 전무는 “인구 감소로 인해 선수층이 얇아졌다. 올림픽 ‘효자 종목’이었던 유도·레슬링·복싱 등 투기 종목의 부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다르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1월 “2024년 성인(만 18세)이 된 인구가 지난해보다 6만 명 줄어든 106만 명으로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한국처럼 심각한 출산 저하를 겪고 있지만, 유도·레슬링·복싱 등 투기 종목에서도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파리올림픽 출전 선수단 규모도 일본은 400명, 한국은 150명으로 차이가 크다.
일본이 강세를 보이는 비결은 엘리트 스포츠 강화에 있다. 일본은 1964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를 따내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한 뒤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1992 바르셀로나, 1996 애틀랜타에선 각각 금메달 3개에 그쳤다.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은 1990년대 후반부터 엘리트 스포츠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전담 기관을 세워 장기 계획을 수립한 뒤 세밀한 ‘현미경 분석’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당장 눈앞의 성적보다는 수십 년 뒤를 바라보고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일본은 ‘부카츠(학교·생활체육)’을 통해 재능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초 엘리트’ 선수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생활 체육을 통해 발굴한 능력 있는 선수들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2008년 국립훈련센터(NTC)를 설립했다. 한국의 진천선수촌과 같은 NTC에는 17개 종목 선수들이 모여 집중 훈련을 한다. 2001년엔 일본 국립 스포츠과학센터(JISS)를 설립해 NTC 선수들이 보다 정밀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일본은 2016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땄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050년 일본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고, 우승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재팬스 웨이(Japan’s Way)’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50년까지 월드컵 우승을 이루겠다는 목표 아래 유소년을 연령대별로 나눠 육성하고 있다. 재능있는 선수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축구 강국에 보내 선진 축구를 배우도록 했다. 현재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최고 순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은 또 2015년엔 스포츠청을 만들어 국가 스포츠 정책을 맡겼다. 일본 농구는 2016년부터 남녀 대표팀에 모두 외국인 감독을 등용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8년이 지난 지금 일본 남녀농구 대표팀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동시에 파리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다. 일본은 또 야구·축구·농구·배구(남녀) 등 4대 스포츠 모두 한국보다 세계 랭킹이 높다.
홍성찬 서울여대 스포츠운동과학과 교수는 “엘리트 체육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면 (일본처럼) 생활 체육을 통해 키워낸 유망주들에게 현미경식 경기력 향상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