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3R 1순위의 반란, 韓 원년 신인왕이 마지막을 알렸다 “2020-21시즌이 가장 아쉬워, 코치하면서 아쉬움 다 잊…
“우승 못하고 떠난다는 게 아쉽죠. 하지만 잊은지 오래입니다. 코치하면서 아쉬움을 잊고 싶습니다.”
V-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미들블로커였던 하현용(42)은 2023-24시즌을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었다. 친정인 KB손해보험에서 코치로 새로운 길을 걷는다.
하현용 ‘코치’는 송림고-경기대 출신으로 2005년 3라운드 1순위로 LG화재(現 KB손해보험)에 입단했다. 2004시즌 20경기 123점을 기록하며 V-리그 원년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게 된다. 2023-24시즌 삼성화재 세터 이재현(2라운드 7순위)이 신인왕을 받을 때까지 남자부 非 1라운더 신인왕은 하현용 코치가 유일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했다. 2005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 단 한 번도 V-리그 코트를 떠난 적이 없다. 군 복무를 상무신협(現 국군체육부대)에서 했다. 당시 상무신협은 초청팀 신분으로 V-리그에 참가했다. 그래서 하현용 코치는 공백 없이 V-리그 무대를 누빌 수 있었다.
이후 하현용 코치는 2018-19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로 넘어왔다. 우리카드에서의 생활은 또 다른 출발점이 되었다. 정규리그 1위 트로피도 들어 올려보고, 2020-21시즌에는 데뷔 첫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2020-21시즌 데뷔 첫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삼성화제에서 두 시즌을 뛴 후 은퇴를 알린 하현용 코치다. 프로 마지막 시즌 기록은 8경기 4점, 통산 기록은 577경기 3481점 1018블로킹. 남자부에서 1000블로킹을 넘긴 이는 한국전력 신영석(1227개), 이선규 前 한국전력 코치(1056개) 뿐이다.
이어 “내 프로 생활 마지막 감독님이 된 김상우(삼성화재) 감독님께서도 말씀을 드렸는데 너무나도 잘 됐다고 말씀하셨다. 외국인 감독, 외국인 코치가 많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국내 코치에게 자리가 아무나 들어오는 게 아니라고 하시더라. 꾸준하게, 성실하게 했으니 KB손해보험 쪽에서 좋게 봐준 것 같다고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하 코치는 “미겔 감독님과 밤잠 설쳐가며 분석도 하고, 아직 들어오지 않은 외국인 코치 2명과 화상 회의를 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서로 전문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선수들의 장단점에 대해 세세하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쉽지 않았다”라고 미소 지었다.
선수 생활하면서 기쁜 순간도 있겠지만, 아쉬운 순간도 있을 터. 하현용 코치는 2020-21시즌을 떠올렸다. 당시 하현용 코치의 소속팀 우리카드는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으나 대한항공 벽을 넘지 못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으나 4차전을 앞두고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의 갑작스러운 복통 속에 분위기를 대한항공에 넘겨줘 아쉬움을 남겼다.
하 코치는 “부족한 우리에게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또 기회가 올 거라 생각했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는데, 다시 가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팀의 첫 외국인 사령탑 미겔 감독을 비롯해 외국인 코치 2명 그리고 하현용 코치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했다. 외국인 스태프와 선수단 사이, 가교 역할을 하현용 코치가 해줘야 한다.
하 코치도 “감독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소통이다. 내가 중간에서 선수들과 감독님 사이 중간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영어 공부도 하려고 한다”라며 “또 선수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중요하다. 동기부여를 어떻게 심어주냐가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