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이 왜 그렇게 잘 치는지…" 류현진 성적에 홈런왕도 의문 표시, 지금까지 너무 불운했다

"타자들이 왜 그렇게 잘 치는지…" 류현진 성적에 홈런왕도 의문 표시, 지금까지 너무 불운했다

맛돌이김선생 0 85

 


 “타자들이 왜 그렇게 잘 치는지 모르겠다.”

프로야구 통산 홈런 1위(469개)에 빛나는 최정(37·SSG)은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류현진(37·한화)과 맞대결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가기 전 최고의 천적으로 군림한 최정은 12년 만에 상대하게 된 그를 대비해 투구 영상을 보면서 “컨트롤이 너무 좋더라. 나이를 먹어 얼굴은 변한 것 같은데 (공은) 여전히 너무 좋더라. 타자들이 왜 그렇게 잘 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이날 최정을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봉쇄한 류현진은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2승(3패)째이자 KBO리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여전히 시즌 평균자책점은 5점대(5.21)로 류현진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다. 

세부 성적을 보면 올 시즌 류현진에겐 특이점이 꽤 있다. 7경기에서 38이닝을 던지며 안타 41개를 맞아 피안타율은 2할7푼으로 리그 평균(.275) 수준. 하지만 2루타 4개, 홈런 1개로 장타는 5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규정이닝 투수 25명 중 피안타율은 16위이지만 피장타율은 4위(.316)로 장타 억제를 잘하고 있다. 

류현진이 맞는 안타의 대부분이 단타인데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보다 땅볼로 빠지는 코스 안타가 유난히 많다. 땅볼/뜬공 아웃 비율 4위(1.50)에 오를 만큼 내야 땅볼 유도에 능한 류현진이지만 1루수와 2루수 사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살짝 빠져나가는 안타들이 많았다. 

[OSEN=수원, 김성락 기자] KT 김상수의 2타점 적시타 때 한화 류현진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4.04.24 / ksl0919@osen.co.kr[OSEN=고척, 이대선 기자] 5회말 1사 1,3루에서 키움 이형종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한 한화 류현진이 헛웃음을 짓고 있다. 2024.04.05 /sunday@osen.co.kr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숫자상으로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운이 따르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수비 위치나 수비수들의 범위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화 수비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선 38이닝 동안 실책 5개를 저질렀다. 그 중 4개가 내야에서 나왔다. 실책 이후 실점만 4번으로 류현진이 흔들렸다. 

비자책점만 6점.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인 FIP가 3.51로 규정이닝 투구 25명 중 7위이지만 실제 평균자책점은 22위에 머물러 있다. 평균자책점과 FIP 차이가 1.70으로 가장 큰 투수가 류현진이다. 데이터는 류현진이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최소 실책 6위(26개), 수비 효율(DER) 6위(.661)로 이미지와 달리 수비가 최악 수준이 아닌 한화이지만 유독 류현진이 나오는 날에는 수비수들이 경직된 탓인지 실수가 잦다. 아무래도 에이스가 나오는 날에는 야수들의 집중도나 긴장감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비율인 BABIP(.333)도 규정이닝 투수 25명 중 9번째로 높다. 극악 수준은 아니지만 운이 따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과거 주자가 쌓여 위기 상황이 되면 류현진은 압도적인 구위로 삼진을 잡으며 극복했지만 이제 나이가 들었고, 그런 구위가 아니다. 확실하게 삼진 잡는 능력이 예전 같지 않고, 연타로 가랑비에 옷이 젖는 투구가 몇 차례 반복됐다. 

[OSEN=최규한 기자] 한화 류현진. 2024.04.30 / dreamer@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선발 류현진이 SSG 추신수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4.04.30 / dreamer@osen.co.kr

류현진은 지금까지 운이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코스 안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며 “장타는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타 억제가 잘되고 있다는 점에서 류현진의 공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

야구는 표본이 쌓일수록 평균에 수렴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류현진에게는 적절한 운이 따를 수 있고, 성적 상승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2전3기 끝 통산 100승 달성이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현진이가 나올 때마다 수비에서 문제가 계속 발생했는데 야수들도 그만큼 수비에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에이스가 나가면 그렇다. 100승을 달성한 만큼 야수들도 수비를 조금 더 편하게 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지난 5일 광주 KIA전에 선발 예고됐던 류현진은 우천 취소로 인해 등판 장소와 상대팀 모두 바뀌었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선발등판한다. 시즌 3승 도전 경기. 하락세가 한 달째 지속돼 9위까지 떨어진 한화에도 1승이 급한 경기로 에이스 류현진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KBO 통산 100승을 달성한 한화 류현진(오른쪽)이 최원호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4.04.30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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