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아시아로 뻗는 V리그, 사고 예방도 필요하다

[카토커] 아시아로 뻗는 V리그, 사고 예방도 필요하다

촐싹녀 0 105

 


기량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외부 환경이 불안하다. V리그의 아시아쿼터 대상국 확대는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겼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달 29일부터 5일 동안 제주에서 차례로 V리그 여자부와 남자부의 2023∼2024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을 진행했다. 남녀부 모두 참가 신청 선수를 대상으로 V리그 7개 팀의 사전선호도를 조사해 상위 30명을 추려 초청장을 보냈다. 2023~2024시즌 아시아쿼터 선발은 물론, 교체 선수까지 이 명단에서만 뽑을 수 있다.

V리그가 아시아쿼터를 도입한 지난해는 선수 선발 대상국이 일본과 몽골, 대만, 홍콩,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까지 10개국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도입 첫해 메가(정관장) 등 아시아쿼터의 성공적인 활약에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배구연맹(AVC) 가입국 전체로 확대했다. 사싱살 이란과 중국을 염두에 둔 확대였다.

아시아쿼터 대상국 확대 효과는 즉시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나라에서 많은 선수가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참가 의사를 보였고 남자부는 초청선수 30명 가운데 이란 선수가 16명, 중국 선수가 3명으로 무려 63%가 넘었다. 여자부도 중국 선수가 5명, 이란 선수가 2명이나 초청됐다.

결국 여자부는 최근 3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페퍼저축은행이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됐던 장신 미들블로커 장위를 지명하는 등 아시아쿼터를 새로 뽑은 5개 팀 가운데 3팀이 중국 선수를 데려갔다. 남자부 역시 1순위 우리카드가 이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알리 하그라파스트를 지명한 것을 시작으로 이란 선수 3명, 중국 선수 2명이 V리그에 합류했다. 



남녀부 총 14명의 아시아쿼터 가운데 8팀이 아시아 배구 강국인 두 나라의 선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선발이다. 남자부의 경우 많은 수의 이란 선수가 돌연 트라이아웃 참가 의사를 번복한 탓이다.

이번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남자부 최대어로 평가됐던 베테랑 미들 블로커 세예드 모하마드 무사비 등 이란 선수 6명은 대거 트라이아웃이 임박해 돌연 마음을 바꿔 불참했다. 남자부는 비자 문제로 트라이아웃에 참석하지 못한 1명까지 무려 7명이 빠진 초청 명단에서 아시아쿼터를 선발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음에도 이란 출신 선수가 가장 많이 선발됐다.

배구계 일각에서는 이번 무단 불참이 이란의 아시아쿼터 참여 결정과 동시에 잠재됐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중국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선발된 선수가 자국의 사정으로 인해 갑작스레 합류가 늦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합류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문제 발생에 대비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V리그가 한국을 벗어나 아시아 전역으로 그 영향력을 키우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외형만을 키우는 수준에 그쳐서는 일회성 인기에 만족할 수도 있다. 철저한 대비가 혹시 모를 사고에 불필요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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