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허웅·허훈 “챔프 양보 못해”…농구 ‘형제의 난’

[카토커]허웅·허훈 “챔프 양보 못해”…농구 ‘형제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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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를 이끄는 가드 허웅(오른쪽)과 포워드 최준용. 정규리그 5위 팀으로는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KCC는 여세를 몰아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전민규 기자
“아무리 (허)훈이라도 봐줄 순 없죠. 우승은 우리가 차지할 겁니다.”

프로농구 부산 KCC의 가드 허웅(31)은 동생 허훈(29)이 이끄는 수원 KT와의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정규리그 5위 KCC는 플레이오프에서 우승 팀 원주 DB를 꺾고 챔프전에 올랐다. KT는 창원 LG를 힘겹게 물리치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두 팀은 27일 오후 2시 수원에서 1차전을 치른다.

KCC와 KT의 챔피언결정전은 허웅과 허훈이 맞붙는 ‘형제의 난’이기도 하다. 잘 알려진 대로 허웅은 ‘농구 대통령’ 허재(59) 감독의 장남, 허훈은 차남이다. 허웅의 동료인 KCC 포워드 최준용(30)은 ‘허씨 형제’의 둘도 없는 친구다. 연세대 시절 그는 허웅의 1년 후배, 허훈의 1년 선배였다. KCC의 허웅과 최준용을 24일 경기도 용인 훈련장에서 만났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다짐한 최준용(왼쪽)과 허웅. 전민규 기자
허웅은 “훈이가 챔프전 진출을 확정하고 100개가 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형제가 챔프전에 오르다니 ‘가문의 영광’이다. 동생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았지만, 승부는 별개다. 챔프전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동생을 꺾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준용도 “대학 시절부터 쉬는 날이면 항상 웅이 형, 훈이와 함께 다녔다. 하지만 이번 챔프전은 다르다. 상대 팀 에이스 훈이를 막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허웅과 최준용은 올 시즌 천신만고 끝에 챔프전까지 올랐다. 지난 시즌 서울 SK를 이끌고 우승하면서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최준용은 올 시즌을 앞두고 KCC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전문가들은 허웅·라건아·송교창·이승현 등에 최준용까지 합류한 KCC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KCC는 예상과 달리 정규리그에선 5위(30승 24패)에 그치며 6강 플레이오프(PO)에 턱걸이로 진출했다.

KCC는 우여곡절 끝에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다. 전민규 기자
하지만 KCC는 포스트시즌에 와선 몰라보게 달라졌다. 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SK를 만나 3연승을 거뒀고, 4강에선 정규리그 1위 원주 DB마저 꺾었다.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허웅은 “기존 선수들과 (최)준용이가 서로의 플레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부상 선수들도 있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서야 우리 팀은 ‘완전체’가 됐다. 상대 팀에 있을 때는 준용이의 재능이 무서웠는데 한 팀이 되니 큰 힘이 된다”고 했다.

KCC는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허웅은 동부(전 DB) 시절이던 2014~15시즌 이후 9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다시 밟았다. 당시 그는 신인이었다. 허웅은 “7전4승제의 챔프전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무대다. 단기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우승 트로피를 만지며 웃는 KT 허훈(왼쪽)과 KCC 허웅. 뉴스1
최준용은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데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꼭 우승하겠다”며 “웅이 형이 MVP가 될 수 있도록 지원사격 하겠다. 그게 내가 KCC에 온 이유”라고 밝혔다. KCC는 2001~02시즌부터 20년 넘게 전북 전주를 연고로 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허웅은 “가능하면 홈 코트인 부산에서 우승을 결정짓고 싶다. 선수와 팬이 함께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우승을 다짐했다.

한편 허훈은 25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생애 첫 챔프전인 만큼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KCC에 단 한 번도 지기 싫다”며 “4차전에서 끝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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