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에게는 2년 만의 무대 “작년 죄송했던 마음, 이번 가을 더 성장하겠다”[스경x인터뷰]

강백호에게는 2년 만의 무대 “작년 죄송했던 마음, 이번 가을 더 성장하겠다”[스경x인터뷰]

맛돌이김선생 0 36

KT 강백호가 3일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6회초 1사 3루 적시타로 1-0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백호(25·KT)는 지난해 10월 부상을 당했다. KT가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 결전을 앞두고 청백전을 하던 중 스윙하던 강백호의 내복사근이 찢어졌다. 그대로 시즌 끝, 가을야구에는 뛸 수 없었다.

시즌 개막 전 국가대표에서부터 묘하게도 계속 꼬이면서 강백호는 경기 중 실수만 해도 구설에 올랐다. 몇 년 간 누적된 고통에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며 시즌을 제대로 뛰지 못하다 막바지에 회복, 가을야구에서 마음껏 뛰어보려 하기 직전이었다. 강백호는 나가지 못했고 KT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지만 우승은 할 수 없었다.

올해 강백호는 144경기를 모두 뛰었다. 작정하고 겨울 동안 건강한 시즌을 다짐했고, 한 번도 엔트리 제외되는 일 없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초반의 폭발적이던 기세는 후반으로 가면서 가라앉았음에도 강백호는 159안타를 치면서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KT 강백호가 3일 와일드카드 2차전 승리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확정되자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시 일어서는 데 성공한 올해, KT는 꼴찌까지 처져 있다 5위까지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5위를 확정짓기까지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를 모두 이겼고 여기서 강백호는 11타수 5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타격감을 올린 강백호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1차전에서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0으로 앞선 1회 무사 2·3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는 0-0으로 맞서던 6회초 1사 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KT가 1-0으로 승리해 강백호의 타점은 이날의 유일한 점수, 결승타가 됐다.

강타자인 강백호는 풀스윙을 자주 한다. 아주 힘껏 휘두르다 발레리나처럼 한 바퀴 돌고 쓰러지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그러나 최근의 강백호는 전보다 힘을 뺐다. 풀스윙을 할 때도 물론 있지만 1점 싸움이다 싶을 때는 힘 빼고 컨택과 출루에 집중하며 팀 배팅을 한다.

강백호는 “시즌 끝나기까지 계속 타이트한 경기들을 많이 하다보니 계속 가을 야구 하는 느낌으로 해와서 팀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며 “타석에 나갈 때 출루를 목표로 했다. (홈런보다는) 상황에 맞게 대처를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했다”고 말했다.

KT 강백호가 3일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6회초 1사 3루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결승타를 친 강백호는 1루로 달려가며 격하게 포효했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깨뜨린 선취점에 승리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선발 벤자민, 그리고 (고)영표 형, (박)영현이 비롯해서 우리 투수들을 믿었고 로하스와 (장)성우 형이 정말 좋은 찬스를 만들어줬다. 내가 거기서 좋은 결과를 좀 만들어서 뒷 타자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며 “우리 투수들은 이런 큰 경기에서 무조건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적시타를 쳤을 때 저는 이겼다고 확신을 했다”고 말했다.

KT는 가을야구를 계속 이어간다. 5일부터 LG와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중심타선이 좀처럼 터지질 않아 고전했던 KT에게 로하스와 함께 돌아온 강백호의 존재는 매우 큰 힘이다.

강백호는 “그냥 꼭 이기고 싶었다. 작년에 가을야구를 같이 하지 못해서 굉장히 아쉬움이 남았었다.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올해 가을야구는 저한테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팀 한테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는 것도 너무 중요하다 생각한다. 안타든, 홈런이든, 볼넷이든 최대한 선수단에 활력을 넣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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