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쏟아지는 야유' 끄떡없었다, 오타니 시즌 7호 홈런→결승포…'장단 19안타' LAD, TOR 완파 '5연승 질주'
'비행기 사건' 이후 처음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붙게 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아유 속에서 당당히 시즌 7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오타니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 선발 라인업
다저스 :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맥스 먼시(3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앤디 파헤즈(우익수)-개빈 럭스(2루수), 선발 투수 개빈 스톤.
토론토 : 조지 스프링어(우익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보 비셋(유격수)-저스틴 터너(지명타자)-달튼 바쇼(중견수)-대니 잰슨(포수)-에디슨 바거(좌익수)-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3루수)-캐반 비지오(2루수), 선발 투수 크리스 배싯.
이날 경기는 소위 '오타니 시리즈'였다. 그 이유는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번의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오타니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시장에 나왔다. 당시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수많은 구단이 오타니의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는데, 그중에서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움직임은 매우 진심이었다. 토론토는 오타니의 몸값을 맞춰줄 수 있는 자금력까지 보유한 구단이기 때문이었다.
토론토가 오타니를 영입하게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마침내 행선지가 결정되는 듯한 소식이 전해졌다.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에 따르면 오타니가 토론토와 계약을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전세계 야구 팬들을 놀라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모로시의 보도는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다. 기쿠치 유세이가 오타니를 위해 레스토랑을 빌렸다는 소식이 들리는가 하면, 오타니가 토론토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토론토 팬들은 부푼 기대감과 걱정 속에서 새로운 소식들을 기다렸는데, 결국 모로시의 보도는 잘못된 정보였다. 오타니가 토론토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일은 없었다. 그 결과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전례가 없는 최고 대우를 받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가 처음 토론토를 만나게 됐다. 이날 오타니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로저스센터에는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오타니는 전날(26일)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9경기 연속 안타와 함께 22경기 연속 출루 행진이 모두 종료됐다. 최근 흐름은 군더더기가 없을 정도지만, 전날 경기의 내용만 놓고 본다면 다시 오타니의 방망이가 식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두 경기 연속 침묵은 없었다. 오타니는 1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토론토 선발 크리스 배싯과 맞붙었다. 오타니를 향해 야유를 쏟아내던 토론토 팬들은 배싯에 오타니를 상대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지자 환호하며 기뻐했다.
여기서 오타니에게 행운이 따랐다. 배싯이 던진 2구째 싱커가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혔는데, 주심이 이를 '볼'로 판정했다. 어쩔 수 없이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기 위해 배싯은 3구째 83.2마일(약 133.9km)의 슬라이더를 오타니 몸쪽 코스로 찔러넣었다. 그런데 여기서 오타니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고, 이 타구는 로저스센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마치 야유를 퍼붓던 오타니의 팬들을 입을 막아서는 듯했다. 이 홈런으로 오타니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다저스 소속 일본인 선수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이후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토론토를 충격에 빠뜨리는 선제 솔로홈런으로 충분했다. 오타니는 3회초 무사 2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배싯과 맞대결을 가졌고, 이번에는 볼넷을 얻어내며 '멀티출루'를 완성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윌 스미스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면서 두 번째 득점까지 뽑아냈다. 이어 7-0으로 크게 달아나면서 오타니는 3회초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토론토의 바뀐 투수 트레버 리차즈와 맞대결에서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올 시즌 유독 득점권 찬스에서 약한 모습은 계속됐다. 오타니는 9-1로 앞선 5회초 1사 2루의 네 번째 타석에서는 브렌든 리틀의 5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낮게 떨어지는 너클 커브를 컨택했으나 이번에는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다섯 번째 타석에서 팀 메이자와 대결에서는 2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의 성적으로 타석에서 임무를 모두 마쳤다.
전날(26일) 오타니가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내셔널스와 맞대결에서 2-1로 신승을 거둔 다저스는 이날 토론토 마운드를 폭격하며 5연승을 내달렸다. 선취점은 다저스의 몫. 다저스는 1회 오타니가 선제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3회 방망이가 대폭발했다. 다저스는 무키 베츠의 안타-도루, 오타니의 볼넷으로 마련된 찬스에서 프레디 프리먼-윌 스미스가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더니, 맥스 먼시가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그리고 개빈 럭스가 또 한 점을 보태면서 7-0가지 달아났다.
4회초 공격에서 스미스의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난 다저스는 4회말 선발 개빈 스톤이 대니 잰슨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간격이 좁혀졌으나, 경기의 흐름에 지장은 없었다. 다저스는 5회초 베츠의 적시타, 6회 먼시의 안타 때 토론토의 실책과 앤디 파헤즈의 희생플라이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면서 11-1까지 달아났다. 다저스는 8회말 한 점을 더 내줬지만, 9회초 스미스가 쐐기 타점을 뽑아내며 12-2로 승기를 잡았고, 9회말 수비를 실점 없이 매듭지으며 파죽의 5연승을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