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지칠 때 아니다"…LG에서 포수 복덩이가 왔다, 두산의 눈은 옳았다

[카토커] "지칠 때 아니다"…LG에서 포수 복덩이가 왔다, 두산의 눈은 옳았다

맛돌이김선생 0 81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 지칠 때가 아니다."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27)은 요즘 가만히 있어도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공수에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있어서다. 두산은 최근 안방마님 양의지(37)가 손목 타박상으로 수비가 어려워지면서 악재와 마주하나 걱정했는데, 김기연이 등장해 빈틈을 잘 채워주고 있다. 김기연은 올해 10경기에서 타율 0.320(25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 OPS 0.786을 기록하고,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침착하게 김유성의 선발 데뷔전 승리(5이닝 2실점)를 이끄는 등 공수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마치자마자 포수 보강에 열을 올렸다. 베테랑 양의지를 더 효과적으로 기용하기 위해서, 또 앞으로 두산의 안방을 책임질 차기 안방마님을 물색하기 위해서라도 2번째 포수를 보강하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두산이 지난해 부활한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유망주 김기연을 1라운드에 지목한 배경이다.

김기연은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LG에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LG에서도 잠재력은 빼어난 선수로 평가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성장 속도가 더뎠다. 김기연을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양도금 4억원)에 지명한 건 김태룡 두산 단장의 뜻이 컸다. 구단이 처음 지명을 고려했던 포수보다 김기연의 수비가 더 낫다고 판단해 김 단장이 밀어붙인 결과였다. 포수로서 가장 중요한 2루 송구가 강하고, 큰 타구를 칠 수 있는 자질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기연은 두산에서 새로운 출발을 위해 스프링캠프 동안 절치부심했지만,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일단 양의지-장승현 체제로 포수를 운용했다. 두산 투수들과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춘 조합이 둘이었기 때문. 그런데 장승현이 종아리 타박상으로 지난 12일부터 이탈하면서 2번 포수 자리에 구멍이 났다. 이 감독은 김기연을 대체자로 기용하기 시작했는데, 김기연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김기연의 최근 활약과 관련해 "기대 이상을 잘해 주고 있다. 사실 (양)의지가 주전이고, 기연이는 백업 포수인데 개막전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들어와서 몇 경기 하는 것을 지켜보면 경험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매우 차분하게 플레이를 한다. 투수들을 조금 편하게 해 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지금은 2번째 포수로 충분히 임무를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김기연은 이날 선발 데뷔전이자 올해 1군 첫 등판에 나서는 김유성과 호흡을 맞추는 임무를 맡았다. 서로 부담스러울 상황이었지만, 김기연은 선배답게 김유성과 게임 플랜을 짜고 리드해 나갔다.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는 경기를 앞두고 김기연을 따로 불러 더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기연 ⓒ 두산 베어스



2023년 두산에 입단한 김유성은 데뷔 이래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5이닝 75구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직구(50개) 위주로 던지면서 슬라이더(22개)를 주로 섞었다. 커브와 포크볼은 하나씩 보여주는 용도로만 활용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 평균 구속은 145㎞를 기록했다.

김유성은 경기 뒤 "첫 선발인데 포수 (김)기연이 형이 좋은 리드를 해줬고, 타자들이 또 초반에 점수를 많이 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우리는 항상 그렇듯이 스트라이크 승부하고, 빠른 카운트에 승부하고 볼을 던지지 말자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며 김기연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기연은 "오늘(26일) (김)유성이의 첫 승을 함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유성이의 구위가 초반부터 너무 좋아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속구 힘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변화구 비율을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경기 전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님, 또 유성이와 이야기한 포인트는 볼넷을 줄이는 것이었다. 자신의 공을 믿고 빠르게 승부하는 쪽으로 콘셉트를 맞췄는데 유성이의 구위가 좋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의지가 손목 부상을 회복하면 김기연은 또 벤치에서 기다리는 임무로 돌아간다. 김기연은 그래도 당장 주어진 기회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는 "최근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팀이 승리해서 기분 좋다. 지치고 있는 줄도 모르게 열심히, 즐겁게 야구하고 있다. 지칠 때가 아니다"고 답하며 웃었다.

2차 드래프트로 지명됐을 때부터 두산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김기연은 "두산에 와서 보여드린 것이 많지 않은데도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시는 게 실감 난다.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그 응원에 보답하고 싶다는 목표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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