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한마디 더 해도 될까요?” 심성영이 남긴 각오, 여운 남긴 감사 인사
노란색 유니폼만 입고 뛰어왔지만, 이제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져야 한다. 심성영(32, 165cm)이 정든 청주 KB스타즈를 떠났다.
2024년 FA 2차 협상 대상으로 분류됐던 심성영은 아산 우리은행과 계약기간 3년 연봉 1억 원 수당 2000만 원 총액 1억 2000만 원에 계약했다.
심성영은 2011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4순위로 KB스타즈에 지명됐다. 2010~2011시즌에 데뷔 경기를 치른 후 2023~2024시즌에 이르기까지 줄곧 KB스타즈에서만 뛰었다. KB스타즈와 FA 신분으로 재계약만 3차례하며 정규리그 통산 340경기를 치렀다. 이는 강아정(436경기)에 이어 KB스타즈에서만 소화한 경기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심성영은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팀에 대한 애정이 컸고, 이적에 대한 생각도 안 해봤다. KB스타즈가 좋고 편했지만, 너무 이 상황에 안주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운 도전, 변화도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에 우리은행에서 연락을 주셨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구단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전주원 코치, 임영희 코치까지 심성영의 본가가 있는 여수까지 내려가 협상에 임했다. “그래야 선수도 팀이 필요로 한다는 게 더 와 닿지 않을까 싶었다”라는 게 위성우 감독의 말이다.
심성영 역시 “4명이나 내려와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대우받는 기분이었고, 나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감동받았다”라며 협상 순간을 돌아봤다.
물론 14년이라는 세월을 단번에 정리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KB스타즈에서 오랜 기간을 함께한 동료들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함께 했던 추억을 돌아보는 한편, 심성영의 새출발을 응원했다.
“KB스타즈라는 팀을 너무 좋아했다. 계약한 날 밤에 누웠는데 좋았던 기억만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오며 감수성 풍부한 ‘극F’가 됐다(웃음). 물론 힘들거나 슬픈 순간도 있었지만,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좋았었네’였다. 사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성영의 말이다.
KB스타즈에서의 세월을 추억으로 정리해야 한다면, 우리은행은 현실이다.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이 부임한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2시즌을 치르는 동안 8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명가다. 2019~2020시즌 역시 코로나19로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았을 뿐, 정규리그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4~2025시즌부터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우리은행은 해외리그에 도전하는 박지현이 임의해지 선수로 공시된 가운데 박혜진(BNK썸), 최이샘(신한은행)은 FA 협상을 통해 이적했다. 김단비가 남아있지만, 팀 전력은 사실상 리빌딩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겠지만, 새로운 각오로 이적한 심성영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환경이다.
“우리은행이 손을 내밀어줬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 항상 최선을 다했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운을 뗀 심성영은 “위성우 감독님이 명장이고, 레전드 가드 출신인 전주원 코치님께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설레기도, 두렵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심성영은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데뷔 후 줄곧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심성영의 진심을 담기 위해 마지막 코멘트만큼은 사족을 붙이지 않고 정리했다.
“팬들에게 감동받았다. 고심 끝에 선택했지만, 팬들 입장에서 소식을 접하면 아쉽거나 섭섭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응원을 보내주셔서 오히려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감사했고, 응원해 주는 분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어야겠다’라는 다짐도 했다. 팬들의 사랑을 한 번 더 깨닫고 도전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느낀 게 많은 FA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