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세인트주드 최종일 12번홀서 그린에 화풀이
퍼트 놓친 뒤 퍼터로 그린 내리찍어 표면 손상
김주형, 하루 지난 뒤 SNS 통해 사과
"그린 손상된 줄 몰랐지만, 분명히 잘못한 행동"
| 김주형이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경기 도중 퍼터로 그린을 내리찍고 있다. 오른쪽은 손상된 그린의 상태.(사진=트론 카터 X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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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그린이 손상된 사실을 몰랐지만, 분명히 내 잘못이고 모든 책임을 질 것이며 더 나아지겠다.”
김주형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경기 도중 퍼터로 그린을 찍고 손상한 행동을 사과하고 반성했다.
김주형은 21일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안녕하세요. 어제 12번홀 그린에서 보여준 답답한 행동을 했다”라며 “동료와 팬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 그린에 그렇게 크게 손상을 입혔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만약 그랬다면 수리하지 않고 그냥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나의 잘못이고 내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고 글을 올렸다.
김주형은 앞서 19일 끝난 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4라운드 경기 도중 12번홀에서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친 뒤 퍼터로 그린을 내리찍었다. 그 때문에 그린 일부가 손상됐지만, 이를 수리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그 뒤 자신이 아닌 캐디에게 훼손된 그린을 수리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기를 뜻대로 풀어가지 못한 김주형은 마지막 3개 홀에서 5타를 잃고 공동 50위로 경기를 끝내 플레이오프 2차전에 진출하지 못하고 시즌을 일찍 끝냈다. 페덱스컵 50위에 들지 못하면서 내년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도 확보하지 못했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는 “김주형이 12번홀에서 퍼트를 놓친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다음에 한 일, 퍼터로 그린 표면을 내리찍고 손상케 한 행동은 골프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라며 “그것을 잘 아는 선수의 유치한 행동이었고, 여전히 경기하는 경쟁자를 생각하지 않은 무례한 행동이다. 설상가상 김주형은 훼손한 그린을 수리하지 않았고, 캐디인 폴 테소리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주형의 불미스러운 행동은 영상에 남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영상은 입소문을 타면서 팬들의 반발로 이어졌다”라며 “분노한 팬들은 김주형의 행동을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과거 폭발과 비교하며 2022년 프레지던츠컵 인기 스타인 김주형에 실망감을 표현했다. 명성이 더럽혀지자 그는 20일에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를 해명했다”라고 덧붙였다.
프로골프대회에서 선수가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해 화를 내는 행동은 심심찮게 방송을 탄다. 클럽을 부러뜨리거나 공을 물에 던지는 등의 행동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경기장의 일부인 코스를 훼손하는 행동은 실격에 해당하는 만큼 신중하게 행동한다. 골프 규칙 1조 2항a ‘선수는 타인을 배려하고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고 코스를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어기면 실격 또는 벌타를 부과한다.
‘필드의 악동’으로 불려 온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DP월드 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3라운드 경기 도중 그린을 심각하게 망가뜨려 실격됐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화를 낸 가르시아는 무려 그린 5곳을 훼손했다. 이에 다른 선수들의 항의로 이어졌고, 경기위원회는 가르시아를 실격처리했다. 앞서 2007년에는 월드골프챔피언십 경기 도중 3퍼트를 한 뒤 홀 안에 침을 뱉어 비난받기도 했다.
김주형이 그린을 훼손하는 행동이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팬들은 분노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SNS를 통해 “정말 역겹다”, “그렇게 하면 넌 끝이야. 집에 가”, “골프는 에티켓의 게임이다. 그런 행동은 보기 싫다.”, “저는 톰 킴을 정말 좋아하지만 그런 행동은 하면 안 된다.”, “프로는 프로답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실망스러워했다.
| 김주형이 그린에서 퍼트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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