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김주찬 선배님 영상에 가슴 뜨거워져"…'홈런 타자 김도영' 만든 조력자 3명

[카토커] "김주찬 선배님 영상에 가슴 뜨거워져"…'홈런 타자 김도영' 만든 조력자 3명

맛돌이김선생 0 138

 


 "감사합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 짧은 슬럼프를 끝내고 무섭게 도약했다. 이제는 '거포'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다. 김도영은 조력자들을 떠올렸다.

개막 첫 달이던 3월 6경기서 타율 0.154(26타수 4안타) 1타점에 머물렀다. 4월엔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20경기서 타율 0.388(80타수 31안타) 9홈런 21타점을 몰아쳤다. 지난 9일 LG 트윈스전부터 24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쳤다. 4월에만 멀티히트 9회를 선보였다. 최근 10경기 타율 역시 0.444(36타수 16안타)로 훌륭하다.

장타 본능이 깨어났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도영은 데뷔 시즌 103경기서 타율 0.237(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장타율 0.362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엔 84경기서 타율 0.303(340타수 103안타) 7홈런 47타점, 장타율 0.453를 빚었다.

올 시즌엔 총 26경기서 타율 0.330(106타수 35안타) 9홈런 22타점, 장타율 0.651를 뽐내고 있다. 4월에만 홈런 9개를 터트리며 포효했다. 24일 키움전서는 홈런을 만들지 못했지만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3루타를 때려냈다. 리그 안타 공동 5위, 홈런 공동 3위, 타점 공동 4위, 장타율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김주찬 타격코치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 엑스포츠뉴스 DB

초반 잠시 부진할 때 김주찬 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의 영상을 보며 힘을 냈다. 김주찬 코치는 현역 시절 2013년부터 2020년까지 KIA에 몸담았다. 2017년 통합우승의 영광을 함께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어릴 때 김주찬 선배님을 무척 좋아했다. 선배님도 2017년 초반 (경기력이) 안 좋았는데 결국 반등하셨다"며 "거기서 위안을 얻었다. 김주찬 선배님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다음 날부터 경기에 나서는 게 한층 재밌어졌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선배님과 같이 야구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래도 정말 좋아했다. 홈런도 치고 도루도 하는 모습이 멋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주찬은 2017년 4월 월간 타율 0.183, 5월 0.145로 헤맸다. 6월 타율 0.435로 날아올랐다. 7월 0.384, 8월 0.403 등으로 펄펄 날았다. 2017년의 김주찬처럼 김도영도 금세 상승곡선을 그렸다.

팀 선배 박찬호의 농담이 날아들었다. 김도영은 2003년생, 박찬호는 1995년생으로 8년 차이다. 김도영은 "형이 요즘 계속 '너 좀 치냐?'라고 묻는다. 구단 버스를 탔는데 뜬금없이 '야구 좀 되냐?'라고 하더라"며 "내가 잘할 땐 항상 그런다. 뜬금없이 메시지로 '건방져졌다'고 한다. 그럼 나는 '갑자기?'라는 반응을 보이며 물음표를 보낸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시즌 초반엔 반대로 형이 칭찬을 많이 해줬다. (부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도 열심히 알려줬다. 그땐 진짜 선배 느낌이 있었다"며 "지금은 철없는 형 느낌이다. 그래도 형이 정말 도움이 된다. 내가 잘할 땐 약간 다운시켜주고, 못할 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요즘 안타가 잘 안 나오지만 형의 타구를 보면 다 좋다. 형은 이상하게 쳐야 안타가 된다"며 "'방망이 끝에 맞히라니까요' 하며 장난을 친다. 형에게 아웃돼도 잘 맞은 타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타구 속도가 더 올라가겠다며 긍정적으로 말한다. 형은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는 선수다. 정말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과 박찬호.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의 도움도 컸다. 지난해 김상수의 방망이를 선물 받아 사용한 뒤 상승세를 탔다. 같은 방망이로 주문 제작을 맡겼다. 이후 김상수가 몇 자루 더 나눠주기도 했다.

김도영은 "최근 그 방망이가 깨졌다. 의식도 됐지만 내 힘으로, 내 방망이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 (김)상수 선배님의 배트가 깨진 뒤 홈런 2개를 더 쳤다"며 "선배님 덕을 많이 봤지만 내 흐름도 좋았던 것 같다. 선배님이 항상 '내가 네 주가 많이 올려줬다'고 하신다. 언젠가 나올 홈런이었는데 선배님의 배트를 계기로 더 빨리 친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지난해 병살타(14개)가 많아 스트레스받았다. 팬분들도 힘들어하셨다"며 "올해는 차라리 삼진을 당하거나 뜬공으로 아웃되자는 생각을 갖고 임한다. 계속 그렇게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KT 위즈 내야수 김상수가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홈런 타자로 발돋움한 것에 관해서는 "기분 좋다. 홈런 영상을 세 번 정도 더 보는 것 같다"며 "홈런을 쳤다는 것보다는 어떤 상황에 쳤느냐가 내겐 더 중요하다. 그걸 신경 쓴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사실 홈런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홈런보다 도루 욕심이 크다"며 "난 그런 야구가 좋다. 뛰면서 분위기를 열광시키는 야구가 나랑 더 잘 맞는 것 같다. 물론 홈런도 그렇지만 도루로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가능한 도루를 줄이라고 했다. 김도영은 전 경기에 출전해 줘야 하는 선수다"며 "스스로 몸 상태를 체크해 안 좋은 부분이 있으면 타격 후 100%로 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모든 선수에게 해주는 말이다. 80%로만 뛰어도 된다고 일러줬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당장 한 게임이 아닌 시즌 전체를 봐야 한다. 몸이 안 좋을 땐 조금 자제하며 경기를 치르는 것도 능력이다. 그게 팀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고 당부했다.

사령탑의 조언을 새겨들었다. 김도영은 "(홈런과 도루) 둘 다 잘하면 최고다. 하지만 체력이 안 받쳐줄 것 같다"며 "요즘 몸에 피로도가 있는 상황이라 도루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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