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세계 1위' 몸에 330번이나 맞았다…최정 468홈런 불가사의 "그렇게 많이 맞았는데"

[카토커] '세계 1위' 몸에 330번이나 맞았다…최정 468홈런 불가사의 "그렇게 많이 맞았는데"

맛돌이김선생 0 128

 


"그렇게 많이 맞았는데…"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SSG 랜더스의 최정(37)은 지난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의 경기에서 5회초 이인복의 127km 슬라이더를 때려 좌월 솔로홈런을 때리며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바로 개인 통산 468홈런을 달성하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이 보유한 통산 467홈런을 넘어 역대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최정은 프로 입단 첫 해였던 2005년 홈런 1개에 그쳤지만 2006년 홈런 12개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 16홈런, 2008년 12홈런, 2009년 19홈런, 2010년 20홈런, 2011년 20홈런, 2012년 26홈런, 2013년 28홈런, 2014년 14홈런, 2015년 17홈런, 2016년 40홈런, 2017년 46홈런, 2018년 35홈런, 2019년 29홈런, 2020년 33홈런, 2021년 35홈런, 2022년 26홈런, 2023년 29홈런에 이어 올해도 10개를 채우면서 마침내 전인미답의 고지를 점령했다. 아울러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새로운 전설도 썼다. 적어도 KBO 리그에서 만큼은 홈런의 아이콘으로 불릴 수 있는 선수다.

그런데 최정이 걸어온 길을 보면 과연 그가 어떻게 수많은 홈런을 터뜨릴 수 있는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최정의 통산 사구 개수는 무려 330개. 투수가 던진 공에 330차례나 맞았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의 몸에 공이 달라붙는 자석이 있는 것 같다며 '마그넷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다.

아무리 튼튼한 몸을 가진 선수라도 이렇게 많은 사구를 기록하면 몸에 후유증이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정은 그동안 단 한번도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적도 없고 거의 대부분 시즌을 건강한 몸으로 치렀다.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최정은 "정말 후련하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록을 달성해서 다행이고 기분도 좋다. 나를 어릴 때부터 지도해주신 모든 타격코치님들께 공을 돌리고 싶고 홈런 기록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대기록을 달성한 소감을 밝히면서 "첫 타석부터 편하지 않았다. 붕 떠있는 느낌이 들었다. (통산 468홈런까지) 홈런 2개가 남았을 때부터 타석에 들어서면 편하지 않았다. 나 때문에 볼에 표식을 했는데 상대 투수에게도 미안했다. 앞선 타자를 잡은 공 대신 써야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단순히 겸손함을 보이기 위해 쓴 표현은 아니었다.

최정은 "그동안 몸에 맞는 볼이 많았는데 큰 부상이 없었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시즌도 없었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투구에 잘못 맞아서 부러진 선수도 있지 않나. 그렇게 많이 맞았는데 큰 부상이 없었다. 이런 신체 능력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 SSG 최정이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뜨리고 한유섬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SSG 랜더스
▲ SSG 최정이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터뜨리는 장면이다. ⓒSSG 랜더스



최정이 가진 통산 사구 330개는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역대 통산 사구 1위는 휴지 제닝스의 287개로 최정의 기록과 차이가 꽤 크다. 라이브볼 시대로 한정해도 역대 1위는 크레이그 비지오의 285개로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더구나 최정은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사구 여파로 고통에 신음했던 선수였다. 지난 17일 인천 KIA전에 나온 최정은 KIA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의 공에 왼쪽 갈비뼈를 맞고 고통을 호소했다. 마침 병원 검진에서 골절 진단이 나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다행히 오진이었다. SSG는 정확한 검진을 위해 추가 검진을 실시했고 단순 타박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최정이 얼마나 튼튼한 몸을 가진 선수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최정은 "처음에 골절로 진단이 나와서 공백기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단순 타박으로 바뀌면서 '괜찮으면 바로 뛰겠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전날 밖에서 테스트 한번 해보고 바로 사직구장으로 넘어와서 출전을 했다. 경기를 뛰면서 감을 찾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이승엽 감독의 대기록을 넘어선 것에 대해 "가문의 영광이다. 야구를 하면서 이런 대기록을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기록을 달성하고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 자신도 자랑스러운 기록"이라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통산 600홈런은 못 칠 것 같다. 그러나 500홈런은 욕심이 나기는 한다. 큰 목표를 가지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많은 선수들은 최정의 홈런을 보면서 거포의 꿈을 키울 것이다. 최정은 후배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경기를 하면서 투수를 이기기 위해서 집중하고 타격을 하는 것인데 홈런만 생각하면 투수에게 질 수 있는 확률이 더 크다"라는 최정은 "어린 선수들은 기본부터 잘 다져서 프로에 와서 스스로 느끼고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라고 아낌 없는 조언을 남겼다.
 

▲ SSG 최정이 KBO 리그 역대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뒤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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