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노익장' 최윤겸 감독의 감각과 저력, 충북청주가 끈질기게 살아남는 비결
최윤겸 충북청주 FC(충북청주) 감독은 K리그2 최고령(61세) 사령탑이다. 그는 올해도 노익장을 과시한다.
충북청주는 지난 20일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2 2024 8라운드 성남 FC(성남)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전에 밀렸지만, 후반전 벤치의 용병술로 파울리뉴가 두 골을 터뜨려 승점 3점을 얻었다.
충북청주는 후반전이 시작함과 동시에 양지훈과 문상윤을 넣으며 백 포로 전환했다. 백 스리였던 전반전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최윤겸 감독은 왜 이런 판단을 내렸는지 정확하게 설명했다.
"경기 초반엔 중앙에 숫자를 많이 둬서 그쪽을 파괴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그게 효율적이지 못했다. 실점도 했다. 그래서 후반전엔 기술과 소유에 뛰어난 선수들을 배치해 측면 공격을 활발하게 진행하고자 했다. 상대 진영에서는 짧은 패스와 과감한 슛을 부탁했다. 비가 많이 오니 많은 크로스도 요청했다. 그러다가 행운의 골까지 얻게 됐다."
문제점을 감각적으로 인지하고, 그것을 곧장 실행으로 옮겨낸 셈이었다. 최윤겸 감독의 판단과 결정으로 충북청주는 역전승을 이뤘다. 문상윤과 양지훈을 통해 길이 열렸고, 교체로 들어간 파울리뉴가 날렵하게 두 골을 뽑아냈다. 이후에도 충북청주는 최윤겸 감독의 대응력으로 성남이 던진 수를 몽땅 무위로 돌렸다. 현장의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최윤겸 감독의 "수가 높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충북청주는 실은 '열악'의 관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팀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시민구단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단 첫 시즌이었던 2023년부터 임팩트를 남겼다. 충북청주는 시즌 마지막까지 K리그2 플레이오프 진출로 경합했다. 때로는 백 세븐처럼 극단적 수비 전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최윤겸 감독이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전략을 잘 구별해냈다. 그런 와중에도 조르지·피터·이정택 같은 선수들의 실력도 훌쩍 키워냈다. 사령탑의 역량이 충북청주를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게끔 끌어올린 셈이었다.
경기 후 파울리뉴는 최윤겸 감독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걸 잊지 않았다. 십자인대 부상으로 전열에서 한동안 이탈했었지만, 최윤겸 감독이 자신을 믿고 기다려줬기에 잘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유럽과 브라질을 거치며 여러 사령탑들을 만났지만, 최윤겸 감독 같은 리더십은 손에 꼽는다며 "배울 점이 많다"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경기 도중의 감각 이외에도 최윤겸 감독의 또 다른 강점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충북청주는 이번 시즌도 약체로 꼽혔지만 21일 오전 기준으로 K리그2 4위다. 13개 클럽 중 상위권에 포진했다. 선수단의 네임밸류는 떨어질지언정,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최윤겸 감독이 버티고 있는 이상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최윤겸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십 수 년간 쌓아올린 경험은 충북청주가 끈질기게 살아남고 버티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