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천적' 애리조나 상대로도 털린 스넬, ML통산 1000이닝 투구 대기록도 빛바래
추락하는 블레이크 스넬(32. 샌프란시스코)의 끝이 안 보인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보는 사람이 다 불안할 정도다.
스넬은 20일(한국시간) 애리조나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2번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스넬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2.86으로 부진했다.
이 기간 동안 단 7이닝 투구에 그쳐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이닝이터의 능력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때문에 아직 시즌 초이기는 하지만 그가 샌프란시스코와 맺은 2년 총액 6200만 달러(약 854억원) 계약이 실패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이날 경기는 스넬에게 전화점이 될 수 있었다. 그가 과거 애리조나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준 '천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배포한 '게임노트' 자료에 의하면 스넬은 애리조나를 상대로 과거 8번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1.11의 호투를 펼쳤다. 8번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총 48.2이닝을 던져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져 선발투수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시절의 블레이크 스넬)
또한 스넬이 애리조나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8경기에서 스넬의 소속팀은 6승 2패를 기록했을 만큼 승률도 좋았다. 게다가 스넬이 애리조나를 상대로 기록 중인 평균자책점 1.11은 2019년 이후 어느 선발 투수도 달성하지 못한 최고의 평균자책점일 만큼 좋은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스넬은 애리조나를 상대로 그것도 홈에서 단 4.2이닝을 던져 9피안타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볼넷은 단 1개 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탈삼진 3개를 솎아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될 정도였다.
이날 경기 포함 스넬의 올 시즌 성적은 3경기 선발등판에 총 11.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 중이다. 애리조나가 5-1로 앞선 상황이기에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스넬은 또 한 번 패전의 멍에를 쓰게 된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통산 999.2이닝 투구기록을 가지고 있던 스넬은 1회초 1아웃을 잡으며 통산 1000이닝 투구기록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9시즌 동안 총 193경기에 선발등판해 이룬 대기록이다.
하지만 자신의 천적인 애리조나를 상대로도 또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대기록 달성이 그 빛을 바래게 됐다.
1년전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의 호투를 펼친 스넬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팬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