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배구 명문 송산고등학교 ‘고사’ 위기, 화성시가 수십억원 지원했는데

[카토커] 배구 명문 송산고등학교 ‘고사’ 위기, 화성시가 수십억원 지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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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체육회, 화성시체육회 관계자, 배구부 학생 선수들이 지난 15일 경기 화성 송산중학교에서 송산고등학교 배구부 해체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배구 명문고 송산고등학교가 배구부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10년여 전, 화성시와 화성시체육회가 팀 창단을 위해 20억원 이상 투입한 게 소용이 없어졌다.

김달호 송산고 배구부 감독은 최근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이달 초 학교가 배구부 학부모와 간담회를 열고 2025년도 배구부 신입생 선수를 선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지역 배구계 등에 따르면, 송산고는 최근 3년 동안 학부모로부터 30건 안팎으로 민원을 받았다. 찬조금 모금, 선물 제공, 식사 대접 등에 관해 배구부 지도자, 학교 배구부 지도교사 등에 대해 불만 또는 의혹을 제기한 내용들이었다.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맹활약한 전임 A감독은 학교측과 고소, 고발 등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은 “3년 전 이야기일 뿐이며 학교도 지금은 이런 문제들이 없다는 걸 안다”며 “지금은 나와 부모들이 철저하게 규정을 지키면서 배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신입생 선발 불가 방침이 나오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 감독은 지난 3월 부임했다.

지난 15일 송산중학교에서 송산고 배구부 해체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박종선 화성시체육회장, 박용규 경기도배구협회장, 김금규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 김택수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이용운 화성시의원, 학부모, 배구부 학생들이 참석했다. 화성시에서는 남양초등학교, 송산중학교, 송산고로 배구부 학생선수들의 진로가 이어지고 있다. 송산고 졸업생은 대학, 프로구단, 화성시청 배구팀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송산고 배구부 해체는 학교를 넘어 지역 배구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화성시는 2008년 배구부 합숙소 건설에 3억3000만원, 2009년 배구부 차량 구입에 5500만원, 2011년 체육관 증축공사에 17억원 등을 지원했다. 지도자 인건비, 용품 구입비, 대회 출전지원금으로 지난해에는 5000여만원, 올해도 3000여만원이 지원됐다. 송산고는 2009년 창단됐고 2013년 전국체전에서 준우승, 2016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했다.

송산고는 오는 23일 강원도 삼척에서 열리는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 출전한다. 대학 입시와 관련해 경기 실적으로 인정받는 올해 마지막 대회다. 올해 벌써 4명이 팀을 떠났고 남은 건 10명이다. 김 감독은 “3학년 5명, 2학년 2명, 1학년 3명으로 출전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선수들은 내색은 하지 않지만 마지막 대회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가 끝나면 3학년 5명은 경기 실적 증명서를 발급받아 9월부터 대학 입시 또는 프로·실업리그 진출을 도모한다. 반면, 남은 1~2학년 선수 5명의 앞길은 불투명하다.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고 있는 배구부에 전학생이 올 가능성도 거의 없다. 경기도교육청은 송산고를 방문해 배구부 유지를 요청하고 있지만 사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운동부 관련 교육청 조항에 따르면, 학교 운동부는 전적으로 교장의 뜻에 따라 해체될 수 있다. 해체를 제어하거나 헤체를 막을 수 있는 조항은 없다.

2009년 창단된 송산고는 2013년 전국체전에서 준우승, 2016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했다. 송산고 출신 배구 선수로는 현대캐피탈 주전 리베로 박경민과 미들 블로커 김진영, 정동근·한국민·홍상혁(이상 KB손해보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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