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리디아 고의 라스트댄스

[카토커] 리디아 고의 라스트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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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 금메달을 딴 리디아 고. photo 뉴시스



리디아 고(27·뉴질랜드)가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마무리 훈련을 한 곳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였다. 남편 정준씨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다. 리디아 고는 2022년 12월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외아들인 정준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 동계 훈련부터 공식적으로 리디아 고의 스윙을 돕고 있는 이시우 코치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디아 고를 위한 마무리 맞춤 훈련을 함께했다. 훈련의 화두는 한 가지. '실수를 한 방향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골프는 실수의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실수의 방향을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능력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시우 코치는 "리디아 고가 다른 부분은 까다롭지 않지만 골프에서는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을 잘 챙긴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어린 시절부터 페이드(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볼이 끝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휘는 것) 구질의 공을 쳤다. 그러다 프로에 입문하면서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드로(볼이 끝에서 왼쪽으로 휘는 것) 구질로 바꾸었다. 그러다 슬럼프에 빠지면서 실수가 오른쪽과 왼쪽에서 다 터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시우 코치와 함께 리디아 고는 주니어 시절처럼 안정적인 페이드 볼을 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긴장하면 스윙 궤도가 흐트러지면서 왼쪽으로 실수가 나오곤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퍼팅도 왼쪽으로 당겨치는 패턴이 나오곤 했다. 어린 시절부터 골프 천재 소녀라 불리던 리디아 고라면 이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세밀한 동작을 수행하는 골프는 말처럼 간단하게 해답을 찾는 스포츠가 아니다. 어떤 훈련을 했을까? 이시우 코치의 말이다.

"리디아는 티샷만 큰 실수를 하지 않으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스코어를 관리하고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쇼트게임과 퍼팅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디아가 가장 두려워하는, 왼쪽 방향으로 가면서 나오는 티샷이나 아이언 샷 실수는 일어나지 않도록 스윙궤도를 점검하고 훈련했다. 긴장하면 인-아웃 궤도가 심하게 나오기 때문에 아예 반대 방향의 아웃-인 스윙궤도를 의식적으로 하도록 했다. 슬라이스(공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는 것)가 날 정도로 과장되게 고쳐도 실전에서는 정상 궤도로 움직였다. 파리 올림픽 코스는 물이 아주 많은 코스여서 양쪽 방향으로 실수가 나오면 불안감이 커지고 머리가 너무 복잡해진다. 리디아는 왼쪽 위험은 철저하게 막아놓고 경기 운영을 했다. 최근 왼쪽으로 당겨치는 퍼팅 실수도 퍼터 헤드 정렬을 바꿔서 원천 봉쇄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8월 2일 파리로 떠나던 날 오전까지도 이시우 코치와 함께 훈련했다. 공항에서 남편 정준씨는 리디아 고가 마치 일반 LPGA투어 대회에라도 다녀오는 듯 가볍게 작별했다. 메이저대회 때는 온가족이 응원에 나서는데 조금이라도 마음의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듯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리디아 고는 눈물을 글썽이며 "남편은 인생과 골프에 대한 관점을 바꿔줬다"며 "오늘 남편이 함께하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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