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베르디 벨레자,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축구 인재 공장

밤톨이 도쿄 베르디 벨레자,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축구 인재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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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베르디 벨레자 선수들. 도쿄 베르디 벨레자 홈페이지

“도쿄 베르디 벨레자(Tokyo Verdy Beleza)는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축구 인재 공장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이 3일 “벨레자는 수많은 정상급 여성 축구 선수들을 배출했다”며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여자축구팀”이라며 벨레자 구단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도쿄 베르디 벨레자는 1981년에 창단됐다. 원래는 요미우리 벨레자라는 이름이었는데 남자프로축구단 도쿄 베르디 후원을 받으면서 클럽 이름이 지금처럼 바뀌었다. 벨레자는 이탈리아어로 아름답다는 뜻이다.

하세가와 유이(맨체스터 시티). 게티이미지


벨레자는 도쿄 외곽 지역 나무가 우거진 교외에 있다. 벨레자는 일본에서 가장 많은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졸업생들이 최고 수준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4 발롱도르 후보 하세가와 유이(맨체스터 시티), 우에키 리코(웨스트햄의 )는 영국여자슈퍼리그(WSL)에서 활약 중인 벨레자 아카데미 졸업생이다. 일본의 전설적인 선수 이와부치 마나, 사와 호마레 또한 이곳 출신이다. 2024년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브론즈 부츠를 받은 히지카타 마야, 함께 뛰어난 활약을 보인 마쓰나가 마유, 우지하라 리호나도 벨레자 출신이다. 가디언은 “부유한 재정도, 최첨단 스포츠 과학 부서도 없는 겸손한 환경 속에 있는 클럽이 최고 인재를 어떻게 배출할 수 있을까”라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 사회를 더 넓은 시각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19년 한 학술지에서 사회학자 타카미네 오사무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나이에 해당하는 시기에 스포츠 참여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언급했다. 이 시기는 주로 기술적 능력이 발달하는 시기다. 타카미네는 “이 시기에 성별 격차가 줄어들고 여성의 스포츠 참여 수가 남성의 참여 수와 비슷해진다”며 “토요일 아침이면 스포츠 복장을 입은 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운동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의미다.

축구는 일본에서 야구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스포츠로 여겨진다. 축구를 자신이 주로 하는 스포츠로 선택하는 청소년들도 많다. 가디언은 “도쿄에 있는 유일한 여자 프로 축구 클럽인 벨레자는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이 경기장에서 서둔 성과는 많은 여자 축구 유망주들에게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마쓰다 다케오 도쿄 베르디 벨레자 감독

지리적인 위치뿐만 아니라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과 코칭 방법 역시 칭찬할 만하다. 기술적 발전과 팀워크를 강조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팀 플레이를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게 골자다. 빌드업 플레이와 경기 중 전술 실행의 일관성을 강조하며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한다. 가디언은 “벨레자의 철학은 가동성과 연대감을 중요시하는 전진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쓰다 다케오 감독은 “훈련에서는 빌드업 플레이에 집중하고, 우리가 경기 중 어떻게 이를 실행할 것인지에 대해 상호 이해를 갖추도록 노력한다”며 “훈련한 것을 실제 경기에서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일본은 개인보다 그룹 이익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어 연대감은 높다”며 “벨레자 출신 선수들은 신체적으로 아주 강하고 민첩하며 기술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벨레자는 구단 상황이 썩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뛰어난 재목들을 계속 배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방식만 고집해서는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가디언은 “해외 클럽들이 유망한 젊은 선수들을 놀라운 속도로 영입하고 있어 벨레자도 인재 유출을 막기 어렵다”며 “해외 진출은 매우 매력적이며,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일본 여자축구리그가 세계 최고 리그에 뒤처진 상황에서는 해외 모험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선수들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기회를 잡아야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여자프로축구 휴스턴 대시에서 뛰고 있는 벨레자 아카데미 졸업생 공격수 나가사토 유키는 “요즘 축구에서 신체적인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일본 선수 숫자가 급증하는 데다 해외 구단에 나가면서 개인 기량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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