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천성이 달랐네, 타격 눈뜬 천성호
“천성호가 누구죠.” “콘택트 대단하네요.” “어디서 갑자기 저런 선수가 나왔나요.”
프로야구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최근 쏟아진 반응이다. 프로야구 개막 이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격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천성호(27)에 대한 찬사다.
대학을 졸업한 뒤 군 복무까지 마치고 돌아온 무명의 왼손타자 천성호가 KT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 23일 정규시즌이 시작된 뒤 아직 10경기도 안 치렀지만, 천성호는 개막을 기다렸다는 듯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2일까지 39타수 19안타로 타율이 무려 0.487다. 5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이 부문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천성호는 “꿈만 같다.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끝날 수 없는 건 알지만, 타격 감각을 유지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타격 순위를 알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다들 알려줬지만, 일부러 확인하진 않았다. 지금의 좋은 감각을 잘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성호는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2루수·8번 타자로 출전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무서운 타격 감각을 선보인 덕분에 개막전에 선발로 출전할 기회를 잡았다. 2020년 KT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가 개막전 선발로 나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천성호는 이날 내야 안타 2개를 때려냈고, 다음 날에도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자신감을 얻은 천성호의 방망이는 그 이후에도 무섭게 돌아갔다. 26~28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도 각각 2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냈다. 28일 경기에선 데뷔 후 최고 성적인 6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류현진을 상대로 안타를 쳤다. 개막 이후 연속 멀티히트 기록은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은 7경기에서 끝났지만, 여전히 천성호는 최다안타(19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순도 8번에서 2번으로 올라갔다.
천성호는 2020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KT에 입단했다. 대졸 내야수지만, 2차 2라운드 12순위로 뽑혔다. KT는 내야의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고, 공을 배트에 갖다 맞히는 능력이 뛰어난 그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첫해엔 66경기에 나서 타율 0.203(69타수 14안타)에 그쳤다. 이듬해인 2021년에도 41경기 출전(타율 0.286·42타수 12안타)에 머물렀다.
2022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천성호는 타율 0.276을 기록했다. 장타 욕심을 내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타율이 떨어졌다. 그러나 정확도를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뒤엔 몰라보게 달라졌다. 2023시즌 퓨처스(2군) 남부 타격왕(0.355)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