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달라진 DB, 평정심 되찾은 알바노의 반전이 원동력
봄 농구(프로농구 포스트시즌의 애칭)는 변화무쌍한 봄 날씨처럼 예측하기 어렵다. 그대로 무너지는 줄 알았던 정규리그 챔피언 원주 DB가 이선 알바노와 함께 살아났다.
김주성 감독이 이끄는 DB는 지난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부산 KCC를 80-71로 눌렀다.
DB는 무기력했던 지난 15일 1차전 83-95 패배를 되갚으며 시리즈 전적의 균형을 되찾았다. 통합 우승의 희망도 살아났다. DB와 KCC는 19일 부산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이날 DB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것은 분명 디드릭 로슨이었다. 로슨은 35분 40초를 뛰면서 양 팀을 합쳐 가장 많은 32점으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로슨이 1차전도 27점을 책임진 기록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2차전의 변수는 알바노였다. 2023~2024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알바노는 첫 PO경기였던 1차전에서 캘빈 제프리 에피스톨라의 다소 거친 수비에 꽁꽁 묶이면서 고전했다. DB 공격의 시작점인 알바노가 KBL 데뷔 첫 테크니컬 파울을 받을 정도로 흔들리면서 1차전을 내줬다.
알바노에게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농구의 기본인 수비가 시작이었다. 경기 초반 연달아 실책을 벌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던 것도 잠시, 9-11로 끌려가던 시점부터 제대로 시동을 걸었다. 그가 송교창과 허웅, 에피스톨라에게서 연달아 공을 빼앗아 15-11로 뒤집었다. 자신감을 되찾은 알바노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3쿼터 고비 때마다 3점슛 2개, 자유투 2개를 묶어 8점을 쏟아냈다. 알바노의 손을 거쳐 역전 6번, 동점 3번이 나왔다. 이날 알바노의 최종 기록은 16점 7어시스트 3스틸, 경기 종료 54초를 남기고 벤치를 떠나는 그에게 갈채가 쏟아졌다.
알바노가 아직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볼 수는 없다. 알바노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4강에 직행해 2주 가량을 쉰 탓인지 손 끝 감각이 무뎌졌다. 매 경기 같은 상대를 만나면서 현미경 같은 수비까지 더해지니 야투율이 33.3%(정규리그 49.7%)로 추락했다. DB의 원투 펀치라고 할 수 있는 로슨과 알바노가 동시에 살아나야 통합 우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투율 회복이 남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