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에이스의 완벽한 부활…대한항공 정지석 "당연히 간절합니다"
큰 경기에 더 힘을 내고, 더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가 있다.
이런 선수를 보통 '에이스'라 부르고, 남자배구 대한항공 날개 공격수 정지석(29)은 스스로 '에이스의 자격'을 증명했다.
정지석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챔피언결정(5전 3승제) 1차전에서 31득점으로 맹활약해 팀의 세트 점수 3-1 승리에 앞장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집됐다가 다쳐서 정규시즌 개막을 벤치에서 맞이했던 그는 뒤늦게 코트에 복귀해서도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처럼 정규시즌에 잠잠했던 정지석은 챔피언결정전을 맞이해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1득점도 돋보이지만, 67.65%의 공격 성공률과 7개의 블로킹도 눈에 들어온다.
이날 대한항공의 팀 블로킹은 11개였고, 정지석은 절반이 넘는 7개를 혼자 책임졌다.
블로킹 또한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기록이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정지석은 "큰 경기라 몰입도가 높았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면서 "경기 중에 그런 모습이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규시즌에 못 보여준 모습을 이날 펼친 것이냐는 물음에는 "이번 시리즈에 들어가기 전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싶었다. 지금은 모든 걸 다 잊고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고 했다.
이날 정지석이 집중해서 마크한 선수는 OK금융그룹 신호진이다.
신호진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의 중심에 섰다.
신호진의 공격을 번번이 가로막은 정지석은 "솔직히 OK금융그룹이 기세를 봤을 때 (챔프전에) 올라올 것 같았다. 특히 신호진만큼은 어떻게든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했다"면서 "감독님이 '신호진만 바라봐'라고 하셨다. (경기 중에) 안 볼 수가 없더라"면서 웃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면, 대한항공은 남자배구 최초로 4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다.
정지석에게는 어떻게든 이루고 싶은 기록이다.
그는 "가장 간절한 건 (베테랑인) (한)선수 형, (곽)승석이 형일 것이다. 언제 이런 멤버와 함께 배구할지 모르지 않나"라면서도 "저 또한 당연히 간절하다. 절대 방심하지 않고 2차전도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