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사령탑들의 6강 PO 바람 "속전속결" vs "5차전+연장 기대"
"6강 플레이오프는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
"6강 플레이오프부터 5차전까지 벌어졌으면 좋겠다." (김주성 원주 DB 감독)
2023~24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에 나서는 6개 팀 감독들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3~6위 팀 감독들은 6강 PO(5전 3승제)는 짧게 끝낸 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역전 우승을 노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6강 PO는 4일 정규리그 4위 서울 SK와 5위 부산 KCC의 맞대결로 막을 올린다. 3위 수원 KT는 6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붙는다. SK-KCC의 승자는 1위 원주 DB와 4강 PO(5전 3승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KT-현대모비스의 승자는 2위 창원 LG와 4강에서 만난다.
4강에 선착한 DB와 LG는 6강 팀들이 접전을 벌여 체력을 소진하기를 바랐다. DB 김주성 감독은 "4강에서 만날 SK나 KCC는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다. 어느 쪽이 올라오면 좋겠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5차전에 연장전까지 다 치르면서 체력을 소진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2위 LG의 조상현 감독 역시 "KT 송영진 감독,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에게 '5차전에 2차 연장까지 다하고 오라'고 이야기했다"며 빙긋이 웃었다.
반면 6강 PO에 나서는 나머지 팀들은 속전속결을 노리고 있다. 송영진 KT 감독은 "6강에서 3-0으로 이겨야 충분히 쉬고 4강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희철 SK 감독도 "6강 상대 KCC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고, 공격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우승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좀 빨리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전창진 KCC 감독도 "4강에서 승부를 보려면 6강 플레이오프는 3차전에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또 "개막 전에 우리 KCC가 우승후보라고 이야기했는데 초라하게 5위에 머물러 창피하다. 얼마 전 한 팬이 꽃 한송이를 주셨는데, 꽃 이름이 '기적'이라고 하시더라. 우리 팀이 우승하려면 기적이 필요한 것인가 싶어서 마음이 무거웠다. 선수들이 정규리그에서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 PO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번 PO에선 조상현 LG 감독과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의 '쌍둥이 감독 더비'가 성사될지 관심을 끈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가 6강에서 KT를 꺾으면 쌍둥이 형인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LG와 4강에서 맞붙는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조상현 LG 감독이 5차전까지 하고 오라고 했는데 미안하지만, 그 소망은 못 들어주겠다. 3-0으로 끝내고 4강에 올라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선수들도 신경전을 벌였다. 현대모비스의 이우석이 먼저 "기다려, 조상현"이라고 도발하자, LG 양홍석은 '먼저 6강이나 통과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라'는 뜻에서 "올라와, 조동현"이라고 맞받아쳤다. 형제간 신경전을 잠자코 지켜보던 송영진 KT 감독은 "두 쌍둥이 감독님들을 차례로 꺾고 챔피언결정전까지 가겠다"며 신경전에 가세했다. KT는 6강에서 현대모비스를 상대하고, 이기면 4강에서 LG를 만난다.
KT 허훈은 송영진 감독으로부터 마이크를 이어받아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허훈은 현대모비스의 이우석이 "(허)훈이 형은 제가 막아보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누가 절 막는다고요"라고 사회자에게 되물었다. 사회자가 다시 "울산 현대모비스 이우석 선수가 허훈 선수를 막겠다고 한다"고 설명하자 허훈은 "누군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