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커] "작년보다 좋은 시즌 보내겠다" 김하성, 개막 첫 홈런으로 수훈선수 됐다…'3볼넷' 이정후와 맞대…
김하성이 시즌 첫 홈런과 2루타를 터트리며 장타쇼를 펼쳤다. 이정후는 볼넷만 3개를 얻어 출루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이자 키움 선후배의 맞대결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김하성과 이정후 모두 존재감을 보였다. 두 선수 합쳐 7번이나 출루했다.
김하성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내야안타와 홈런, 볼넷, 2루타를 차례로 기록하며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최고의 경기로 샌디에이고의 13-4 대승을 도왔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외에도 매니 마차도가 5타수 2안타 3타점, 잰더 보가츠가 3타수 2안타 1볼넷, 루이스 캄푸사노가 5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는 등 상하위 타선 모두 폭발력을 보여줬다. 3회가 끝난 시점에서 이미 12-0으로 앞섰고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했다.
포수 패스트볼로 선취점을 얻은 뒤 마차도의 1타점 2루타, 캄푸사노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1회에만 5점을 뽑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회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1타점 2루타와 김하성의 3점 홈런으로 9-0까지 달아났다. 3회에는 바뀐 투수 덩카이웨이를 상대로 잭슨 메릴이 1타점 2루타, 마차도가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캄푸사노는 8회에도 1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마이클 킹이 12점 지원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킹은 4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았지만 볼넷이 그보다 많은 7개나 쏟아졌다. 투구 수 88구에서 4이닝만 던지고 두 번째 투수 페드로 아빌라에게 공을 넘겼다. 아빌라는 3이닝 2실점했지만 구원승으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마쓰이 유키와 완디 페랄타는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라인업
이정후(중견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우익수)-맷 채프먼(3루수)-윌머 플로레스(1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타일러 피츠제럴드(유격수), 선발투수 달튼 제퍼리스
김하성이 상대한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퍼리스는 2022년까지 오클랜드에서 통산 4시즌 14경기 2승 8패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한 선수다. 이 경기 전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은 2022년 5월 19일 미네소타전이었고 4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같은해 4월 11일 필라델피아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그 뒤로는 개인 7연패에 부상이 겹치면서 시즌을 일찍 마쳐야 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재기에 나섰다.
#샌디에이고 선발 라인업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그레이엄 폴리(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선발투수 마이클 킹
이정후가 만난 샌디에이고 선발 킹은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 트레이드로 이적한 선수다. 이적 후 첫 경기는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왔다. 지난달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개막 2차전에 구원 등판해 3⅓이닝 3실점으로 고전했으나 팀 타선 폭발에 힘입어 구원승을 챙겼다. 지난해 양키스에서는 104⅔이닝 동안 탈삼진 127개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자랑했다.
▶ 6경기 만에 터졌다, 김하성 쐐기박는 3점포로 시즌 첫 홈런
김하성은 31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20일과 21일 서울 시리즈 1, 2차전에서 볼넷을 각각 하나씩 기록했고 미국 귀국 후에는 첫 2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다. 첫 4경기 타율 0.214에 그치고 있었지만 출루는 꾸준히 했다. 그러다 31일 경기에서 연속 출루 행진이 막을 내렸다.
이 아쉬움을 6번째 경기에서 완벽하게 해소했다. 홈런을 포함해 안타 3개를 쳤고 볼넷까지 얻어 4차례 출루했다. 0.167이었던 타율은 0.273으로 올랐고 OPS는 0.825로 껑충 뛰었다.
김하성은 2-0으로 앞선 1회말 1사 2루에서 첫 타석을 맞이했고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의 유격수 실책 출루에 이어 타티스 주니어의 인정 2루타가 터지면서 무사 2, 3루 기회를 얻었다. 이때 포수 패스트볼이 나오면서 손쉽게 1점을 올렸고, 마차도의 우중간 2루타로 또 1점을 추가했다. 김하성은 볼카운트 0-2 불리한 상황에서 기어코 안타를 만들어냈다. 빗맞은 땅볼이 3루수 앞으로 향했는데 '골드글러브 3루수' 채프먼의 송구보다 김하성의 전력질주가 빨랐다.
샌디에이고는 2사 2, 3루에서 캄푸사노의 초구 3점 홈런으로 5-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김하성은 두 번째 타석에서 초구 공략으로 시즌 첫 홈런 손맛을 봤다. 메릴과 보가츠의 연속 안타, 크로넨워스의 적시 2루타로 6-0까지 앞선 상황이었다.
김하성은 2사 1, 3루에서 제프리스의 초구 가운데 몰린 체인지업을 힘차게 잡아당겼다. 발사각 31도, 시속 98.8마일(약 159㎞)로 뻗어나간 타구는 추정 비거리 357피트(약 108.8m)를 날아가 담장 밖 관중석에 떨어졌다. 서울 시리즈를 포함해 개막 후 6경기 만에 나온 김하성의 첫 홈런이다.
#김하성 시즌 첫 홈런
2021년 4월 11일 8번째 경기(선발5경기)
2022년 4월 21일 10번째 경기(선발 8경기)
2023년 4월 4일 4번째 경기(선발 4경기)
2024년 4월 1일 6번째 경기(선발 6경기)
12-0으로 앞선 3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다. 3회 구원 등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에 나선 대만 투수 덩카이웨이를 상대로 출루에 성공했다.
5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서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덩카이웨이를 두 번째로 상대했고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꽉차게 들어온 싱커를 커트하지 못했다. 그대로 지켜보며 삼진아웃됐다.
8회에는 유격수에서 투수로 자리를 바꾼 피츠제럴드를 상대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김하성은 피츠제럴드의 시속 49.8마일, 80㎞ 슬라이더로 분류된 공을 잡아당겨 좌중간에 떨어트렸다. 중견수 이정후가 잡아 빠르게 내야에 던져줬지만 김하성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에 안착했다. 시즌 첫 2루타다.
수비에서는 여러번 호수비를 선보였지만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4회 1사 1, 2루에서 솔레어의 타구가 김하성의 머리 위쪽으로 높게 떴다. 강풍에 타구가 생각보다 더 뒤로 날아갔고, 김하성이 이 공을 놓치고 말았다. 그런데 심판진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면서 실책이 아닌 아웃으로 기록됐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이 인필드플라이 선언에 잠시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김하성은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돼 그라운드 인터뷰에 나섰다. 김하성은 통역을 통해 "매 경기를 이기려고 한다. 오늘 이겨서 좋다"며 "올해는 우리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작년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올해는 더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4경기 만에 또 새로 증명했다…이정후는 '빅리그' 공도 잘 본다
이정후는 데뷔 후 네 번째 경기에서 또다른 장점을 보여줬다. 첫 경기에서 안타를 쳤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날렸다. 세 번째 경기에서는 좌완 스페셜리스트인 샌디에이고 톰 코스그로브를 상대로 홈런을 터트리더니 네 번째 경기에서는 선구안이 빛났다.
하나도 아니고 3개. 완벽에 가까운 스트라이크존 적응력으로 3연타석 볼넷을 기록했다. 첫 3경기에서는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 2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경기를 마친 가운데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86, OPS 0.868이 됐다. 출루율 0.368, 장타율 0.500이다.
1회 첫 타석에서 데뷔 첫 볼넷을 얻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빠진 공 3개를 연달아 자연스럽게 골라내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4구 몸쪽으로 들어온 싱커는 스트라이크가 됐지만 5구 스위퍼가 바깥쪽으로 빠졌고 볼넷이 됐다. 이정후는 이미 볼을 확신하고 방망이를 내려놨다.
솔레어는 초구를 받아쳐 유격수와 3루수 쪽으로 강하게 날렸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내야에는 유격수 김하성이 있었다. 김하성은 백핸드 캐치 뒤 2루에 송구해 1루주자 이정후를 잡았다.
이정후는 0-9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또 한번 볼넷을 얻었다. 이번에는 앞선 타석보다 더 어렵지 않게 출루했다. '영점' 없이 흔들리는 킹의 공을 4개 모두 골라내고 데뷔 후 두 번째 볼넷을 기록했다.
4회에도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에스트라다의 홈런이 터지면서 점수 2-12가 된 뒤 베일리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피츠제럴드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정후가 또 한번 킹을 상대로 볼넷을 얻었다. 볼카운트 1-2 불리한 상황에서 연속 파울로 버티다가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들어온 스위퍼와 체인지업을 골라내고 3연속 볼넷을 완성했다.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삼진을 당했다. 지난달 29일 데뷔전 첫 타석에 이어 또 한번 3구삼진. 페드로 아빌라의 초구 싱커를 지켜봤고, 2구 몸쪽 깊은 포심 패스트볼은 헛스윙했다. 3구째 바깥쪽 꽉 찬 포심 패스트볼을 놓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3경기 만에 나온 삼진이다.
이정후는 8회 2사 1루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시속 92.2마일 잘 맞은 타구였는데 방향이 우익수 정면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제퍼리스가 2이닝 만에 3실점하고, 두 번째 투수 덩카이웨이도 첫 이닝 3실점하는 등 단 3이닝 만에 12점을 빼앗겨 초반부터 패색이 짙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9회에는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피츠제럴드를 마운드에 올려 불펜을 아꼈다. 4회 에스트라다의 2점 홈런으로 무득점 패배를 면한 가운데 7회 채프먼이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올렸다. 이어 루이스 마토스 또한 유격수 땅볼로 타점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이 무리하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판단을 한 덕분이었다.